"결자해지 필요한 미국, 긍정적 변화 감지"

연이은 펀치에 주식시장의 체력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

출렁이는 주가에 투자자들은 점점 지쳐가고, 투심 악화에 따른 매수 공백은 지수 낙폭을 더욱 늘리며 체감온도를 한층 더 떨어지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부진은 곧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모멘텀 반전을 위해서는 미국의 회복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IBM의 실적 호조 등을 배경으로 큰 폭으로 반등해 국내 증시도 한시름을 덜게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美 경기의 향방은 당장 답을 내기 힘들고 문제 해결까지 시간과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들도 감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15일 대우증권은 "미국이 반등하려면 시가총액 비중이 크고 최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금융주들이 반등해야 한다"면서 "주요 인덱스들이 의미있는 지지선에 놓여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S&P500 은행지수의 경우 지지선으로 볼만한 위치에 와 있으며, 복합금융지수는 지지선을 일시적으로 이탈하기도 했지만 지난주 후반 반등하며 마감한 바 있다.

소매업지수도 이탈시 큰 폭의 추가 조정이 있을 수 있는 분기점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이인구 연구원은 "모기지금리 하락으로 개인의 대출상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美 금융시장 내부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내 신용경색 상황도 개선되고 있고, 메릴린치의 부실 상각액 확대로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메릴린치의 주가는 3일 연속 반등했다고 설명.

이번주 실적 발표에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JP모건 역시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는 3,4분기 실적 악화로 인한 하락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시장의 심리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폭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지만, 점차 긍정적인 변수들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면서 美 금융주들의 향후 움직임을 주시하라고 조언.

삼성증권도 美 금융주들의 실적 악화 등이 버블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버블의 중심은 금융주가 아니라 주식시장 밖에 있는 주택경기에 있다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상으로도 금융업종은 오히려 역사적으로 낮은 권역에 있다고 지적.

이 증권사는 실적이나 경제지표 발표 등으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점에서 이번주는 리스크 관리에 우선하면서 소나기를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폭 확대와 美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이 등장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