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열기 되살아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그룹주가 10만원시대 열자"

"스스로 '친기업 성향'임을 공언한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앞으로 투자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금호아시아나도 이에 발맞춰 올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실제 금호아시아나는 올해 투자와 매출,고용 목표 등을 일제히 대폭 상향 조정한 상태다.투자액은 지난해(2조2760억원)보다 무려 28.3% 늘어난 2조9200억원으로 책정했다.이중 상당액은 중ㆍ장기적인 성장기반 확충을 위해 R&D(연구ㆍ개발) 등에 투자된다.고용 규모도 2200명을 뽑았던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난 2600여명으로 올려잡았다.박 회장은 지난 5일 신입사원들과 경기도 광주시 태화산을 등반하면서 "고용을 늘리는 것이 사업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재미"라고 말할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만큼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규모로 끌어올리기로 했다.매출은 25조원으로 작년 추정치(21조원)보다 20% 가까이 확대하고,영업이익도 지난해 1조5000억원(추정)에서 1조9000억원으로 4000억원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룹 주가 10만원 시대'를 연다는 게 박 회장의 구상이다.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 가치는 주가에 반영되는 만큼 최고의 가치를 창출해 그룹 주가 10만원대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 올해를 '500년 영속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삼고 안정과 내실을 다지는 데도 힘쓰기로 했다. '주가 10만원 시대'를 열어줄 열쇠는 해외에서 찾기로 했다.금호타이어는 다음 달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타이어공장을 준공하는 등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작업'을 본격화한다.대우건설은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와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건설에 착수하는 동시에 발전플랜트 및 환경플랜트 부문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2006년 베트남 호찌민시에 금호아시아나플라자 건설로 22년 만에 해외사업을 재개한 금호건설 역시 동남아와 중동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오랜 숙원을 풀게 됐다.프랑스 파리에 3월부터 취항하게 된 것.이를 발판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한다는 전략을 짰다.이를 위해 연내 여객기를 4~6대 추가 도입하는 등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금호고속 금호렌터카 한국복합물류 등 물류 및 운송 계열사들도 중국 및 동남아 공략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해외 진출보다는 기존 공장 증설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키로 했다.올해 정밀화학 부문의 고수익 주력 제품인 6-PPD 생산능력을 3만1000t에서 7만t으로 늘려 세계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을 세웠다.내년 10월께 합성고무 생산 기준 세계 1위 메이커가 되기 위해 BR공장 증설에도 나선 상태다.금호아시아나는 아울러 그룹 발전의 근간은 '인재'라는 판단 아래 올해도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고 내부 인재를 육성하는 등 인재경영에 힘쓰기로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