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교육청 청렴도 '최악' … 법제처ㆍ농림부 가장 '깨끗'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직 사회의 부패는 전반적으로 소폭이나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방 교육청의 청렴도는 평균 이하이며 특히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특히 학교 급식과 수학여행 등 교육 현장의 부패가 여전했다.

국가청렴위원회는 2007년 공공기관의 청렴도 지수를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8.89점으로 나타나 2006년의 8.77점에서 올라갔다고 17일 밝혔다.이는 청렴위가 333개 공공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적이 있는 국민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는지를 전화로 물어 수치화한 결과다.지난해 전체 민원인 중 3.3%인 9만272명이 설문에 참여했다.◆시ㆍ도 교육청 부패 여전

조사 결과 중앙행정기관,지방단체,자치단체는 청렴도가 다소나마 개선됐다.그러나 시ㆍ도 교육청은 2006년 8.54점에서 2007년 8.37점으로 오히려 후퇴했다.특히 학교 급식과 수학여행의 청렴도가 7점대에 그쳐 교육 일선 현장의 부패가 아직도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원인들은 중앙부처 중 법제처(9.48점) 농림부(9.28점) 재경부(9.23점)를 가장 깨끗하다고 평가한 반면 기획예산처(8.11점) 공정거래위원회(8.71점) 건설교통부(8.81점)는 평균 이하라고 지적했다.교육부ㆍ외교부 등은 일반인의 민원업무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이 조사에서 빠졌다.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강원도(9.25점)가 가장 깨끗했고 경기도(8.30점)에서 부패가 상대적으로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뇌물 줄고 죄질은 나빠져

민원인과 공무원이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는 전반적으로는 줄었으나 '죄질'은 오히려 나빠졌다.공무원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응답 비율은 2006년 0.7%에서 2007년에는 0.5%로 줄었다.

그러나 '제공했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 횟수와 금액을 물어본 결과 빈도는 2006년 평균 3.26회에서 오히려 3.46회로 늘었고 액수도 평균 102만700원에서 151만7900원으로 증가했다.청렴위는 "부패가 구조화되고 은밀해지고 있으며 특히 200만원 이상 고액 금품 및 향응 제공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내부 청렴도 평가 인색

청렴위는 이와 별도로 1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 1만3160명을 대상으로 안에서 본 공공기관의 청렴도도 온라인으로 조사했다.다른 공무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는지와 예산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는지를 물었다.그 결과 공직사회 내부에선 청렴도 점수를 8.35점으로 매겨 공직 바깥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공무원끼리 금품과 향응을 주고받는 이유는 '인사와 관련된 불이익 예방 차원(62.7%)'이 가장 많았다.

한편 예산 집행을 부당하게 한 부문은 '업무 추진비의 목적외 사용(49.8%)'과 '초과근무 수당의 과다ㆍ허위청구(35.0%)'가 가장 빈번했다.이번 조사는 한국갤럽과 한국리서치가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실시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