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한통운까지 품었다] 거미줄 운송망 발판 물류 최강자 '날갯짓'

거미줄 운송망 발판 물류 최강자 '날갯짓'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로 '국내 최대의 물류회사'로 부상한다는 계획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국내 최대 육상운송 업체 인수로 항공운송(아시아나항공) 물류기지(한국복합물류) 육상여객수송(금호고속) 등 기존 물류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금호아시아나는 내친 김에 해운업에도 진출,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경쟁사 허찌른 컨소시엄 구성


금호아시아나는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든든한 재무적 투자자(FI)에 이어 작년 말 대한통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농협 효성 유진자산운용(옛 서울자산운용) 등 '경쟁자'들까지 파트너로 끌어들이며 인수자금 조달의 부담을 덜었다.금호아시아나는 여기에 롯데 대상 코오롱 등 육상 운송물량이 상당한 대기업들까지 우군으로 포섭,대한통운의 향후 '일감'까지 따왔다.이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가 인수해야 대한통운이 지금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가 화려한 면면의 '연합군'을 구성한 것을 새정부와 연계해 "지역색(호남)을 탈피하는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사돈관계인 효성과 손잡음으로써 정치권의 외풍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가격조건이 승패 갈랐다
금호아시아나가 써낸 대한통운 인수 금액은 5조원대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인수 금액이 8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최소 입찰금액(2조4000억원)의 두 배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비가격 요인이 새 주인을 선정하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고용 보장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행 능력 △ 신용등급 등이 대표적인 비가격 요인으로 꼽힌다.금호아시아나는 직원에게 3년간 고용보장을 내세웠으며 일부 업체는 5년 보장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는 또 대한통운이 아직 최종 완공 증명서(FAC)를 받지 못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행능력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금호아시아나의 주력 계열사인 대우건설이 벵가지 발전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등 리비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대한통운의 기존 2대주주인 STX는 산업은행 하나금융 등을 참여시켜 인수금액을 높게 써냈지만 고용 보장과 리비아 리스크 등에서 금호아시아나에 다소 밀렸다는 후문이다.사내 유보금 5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예상과 달리 3위권에 그쳤다.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인수에 전력을 쏟기 위해 막판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물류왕국' 건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로 한진그룹에 맞설 수 있는 종합 물류기업의 틀을 갖추게 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금호아시아나는 그동안 아시아나항공과 한국복합물류 금호고속 등을 통해 물류사업을 전개해왔지만,육(㈜한진).해(한진해운).공(대한항공)을 두루 갖춘 한진그룹에는 물류 측면에서 뒤처진 게 사실이었다.

금호아시아나 고위 관계자는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대한통운의 네트워크를 얻게 된 만큼 해운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한진과 맞상대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다"며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그룹의 목표인 만큼 머지않은 시기에 해운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를 계기로 300조원에 달하는 아시아 물류시장 공략에 닻을 올릴 계획"이라며 "대한통운에 대해선 별도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현재 5% 수준인 영업이익률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현재 작년 4월 현재 22조8000억원 수준인 자산규모를 24조3000억원대로 불려 재계 서열 6위인 GS그룹(25조1000억원)을 위협하게 됐다.

오상헌/김진수/장성호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