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신임총장 이기수 교수, '총장 3修' 마침내 웃었다

평가점수 2위에서 역전 … '총장 3修' 마침내 웃었다


이기수 법학과 교수는 '삼수' 끝에 제17대 고려대 총장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2003년 제15대 총장 때부터 모교 총장직에 도전장을 던졌다.당시 어윤대 총장과 경쟁을 벌여 쓴잔을 마셨다.

2006년 제16대 총장 선출과정에서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 투표 1위에 오르고도 역전패의 아픔을 맛봤다.이번 제17대 선거에서는 그 반대로 총추위 평가점수 2위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 냈다.특히 이 교수는 외국 저서를 그대로 번역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냈다는 의혹에 휘말려 학교로부터 정직처분을 받기도 했으나 2006년 12월 표절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로 멍에를 벗었다.

당시 징계 때문에 재단 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스스로 '고대맨'으로 칭할 정도로 모교에 대한 애착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이 교수는 고려대의 국제화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17일 총장 선출 결과 발표 직후 이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국제화에 주력해 국제적인 인재를 길러내겠다"며 "최고경영자(CEO)형이 아닌 GPS(global positioning supervisor)형 총장이 되겠다"고 밝혔다.고려대를 글로벌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감독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총장 후보 선거 공약에서도 제시했듯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해외 분교를 설치하는 등 '아웃바운드' 국제화에 전념할 예정이다.또 국제경쟁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영어는 물론이고 다른 외국어 한두 개는 더 구사할 수 있도록 외국어교육 커리큘럼도 바꿀 계획이다.그는 "취임 첫해인 2008년에 1500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하겠다"는 모금 목표액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이를 위해 국내에 한정됐던 기금 모금 범위를 해외로 넓혀 다국적 기업과 해외에 거주하는 교우들에게도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다각도의 기금 모금을 통해 현재 등록금 의존비율을 50%에서 35%로 낮추기로 했다.이 교수는 총장 임기 마지막 해인 2011년 모금 목표액을 5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인 '대학자율화'에 대해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바른 방향"이라며 "바른 길로 가는 정부정책에 호응해 정부가 하는 일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의 역량 강화와 관련,그는 "연구 교수와 강의 교수를 구분하겠다"며 "교수들이 각자의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현재 오송생명과학단지를 확보한 서창캠퍼스에 과학기술대학 생명과학분야 대학원 및 연구소를 세워 치의학대학원(설립 예정)과 연계,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그는 "(총장 선출 과정은)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힌 뒤 "고려대가 몇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임기 동안 고려대 발전을 위해 모든 힘과 노력을 다바쳐 일하겠다"고 강조했다.학내 구성원 단합에도 힘쓰기로 했다.지난 1년간 총장 서리 체제로 침체기를 겪어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 이기수 고려대 신임 총장 약력

△69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72년 서울대 법학 석사
△77년 고려대 법학 박사
△84년~현재 고려대 법학과 교수◆주요경력

△고려대 학생복지부장
△학생처장
△기획처장
△법학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