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초점]이번주 고통, 다음주엔 보상?.

[시장초점]이번주 고통, 다음주엔 보상?.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간신히 반등했던 국내 증시가 또 다시 들려오는 美 증시 급락 소식에 재차 1700선 아래로 되밀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벤 버냉키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강력한 추가 금리인하 의지를 천명했지만 이는 역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주택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고, 1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경기가 6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도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금융 업체들의 실적 악화 등 악재들이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돼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시장이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재차 불거진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이같은 기대감을 무색케하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18일 "전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최근 유가와 해운운임지수 등 상품가격의 내림세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커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고 금융시장의 반응이 앞서가고 있지만, 현실적인 지표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주택경기 회복이 불투명하고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의 경제 전망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GDP 증가율 전망이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분기별 성장률도 1~2%대의 완만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요컨대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경기침체의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지표상의 증거는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영원 연구원은 "컨센서스는 연착륙을 지지하고 있고, 개별 지표 동향도 아직은 크게 충격으로 받아들일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업률은 직전 침체기였던 2001년에 비해서는 아직 여유가 있고, 소비지출 역시 12월 소매판매 동향의 부진이 눈에 걸리지만 아직은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달말 지난 4분기 GDP 증가율 잠정치가 발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경기 침체의 모습은 1분기 말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기 논란은 아직은 구체적인 증거를 갖추지 못한 '보이지 않는 공포'"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질수록 시소 반대편에 위치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은 18일(현지시각) 발표될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다음주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과거 글로벌 쇼크에 대한 반응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했을 당시 보통 주가는 20% 전후 하락한 후 반등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7일 현재 코스피는 지난 10월말 기록한 고점을 기준으로 17% 정도 하락한 상태다.

한화증권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있어 펀더멘털과 가격에 대한 반응이 강하게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시장의 가격 조정이 급하게 이루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등의 힘이 예상만큼 크지 않고 공포심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급락장이 다시 펼쳐지고 있지만, 다음주엔 인내와 고통에 대한 보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진바닥을 확인했는지의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지만 일단 지수가 1700선 안팎에서는 지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뇌동매매보다는 냉정한 판단에 따른 시장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전세계 주식시장은 이미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피의 경우 대내외 경기와 기업이익이 경기침체와 같은 극단적인 수준까지 가지 않을 경우 1720~7140포인트 범위가 중요한 지지선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