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인수위, 적응痛? 설익은 정책 흘려 잇단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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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5시.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산업평화정책 TF(테스크포스) 구성 방침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돌렸다.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드는 불법.폭력 집단행동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노동부가 협력한다는 게 골자였지만 '신공안 정국 조성'이라는 일부 언론의 비판에 서둘러 손을 든 것이다.이동관 대변인이 브리핑실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한 지 불과 2시간 만이었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라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인지 출범 20일을 넘긴 인수위 운영 과정에서 실무분과와 공보라인,정부와의 정책조율 과정에서 삐그덕소리가 끊이지 않는다.우선 인수위의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설익은 정책이 공개됐다가 하루 만에 뒤집어진 사례가 잇따랐다.신용불량자 구제 대책이 대표적이다.지난 3일 장수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은 신용불량자구제 방안에 대해 "(대출)원리금을 전혀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으나 다음 날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는 "원금 탕감은 처음부터 생각한 바가 없다"고 입장을 180도 바꿨다.
7일에는 강 간사가 양도세 인하에 대해 "현재 제도의 경과를 1년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곧 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는 "거래와 직결된 양도세는 조기에 내려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부처업무 보고 과정에서는 인수위의 발표 내용을 부처가 부인한 사례까지 나왔다.인수위 측은 지난 13일 상반기 중 북한 핵폐기 일정을 합의하고 2010년까지 핵폐기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비핵화 추진계획'을 정부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발표했으나 외교부는 이를 부인했다.이경숙 위원장의 공식 사과로 이어진 모 전문위원의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 파문도 인수위의 관료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업무처리 미숙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이 같은 실수가 잇따르자 이명박 당선인은 18일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발표한 내용을 재검토하거나 취소하면 인수위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좋지 않다.너무 과욕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신중한 업무 처리를 당부했다.
물론 10년간의 야당 생활로 생긴 정부와의 거리감이 교육제도 및 정부 조직에 대한 개혁에 도움이 된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인수위 관계자는 "관료 조직과 너무 가까웠다면 새로운 발상을 하고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초기의 혼란은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10년 만의 정권 교체라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인지 출범 20일을 넘긴 인수위 운영 과정에서 실무분과와 공보라인,정부와의 정책조율 과정에서 삐그덕소리가 끊이지 않는다.우선 인수위의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설익은 정책이 공개됐다가 하루 만에 뒤집어진 사례가 잇따랐다.신용불량자 구제 대책이 대표적이다.지난 3일 장수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은 신용불량자구제 방안에 대해 "(대출)원리금을 전혀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으나 다음 날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는 "원금 탕감은 처음부터 생각한 바가 없다"고 입장을 180도 바꿨다.
7일에는 강 간사가 양도세 인하에 대해 "현재 제도의 경과를 1년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곧 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는 "거래와 직결된 양도세는 조기에 내려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부처업무 보고 과정에서는 인수위의 발표 내용을 부처가 부인한 사례까지 나왔다.인수위 측은 지난 13일 상반기 중 북한 핵폐기 일정을 합의하고 2010년까지 핵폐기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비핵화 추진계획'을 정부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발표했으나 외교부는 이를 부인했다.이경숙 위원장의 공식 사과로 이어진 모 전문위원의 언론사 간부 성향 조사 파문도 인수위의 관료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업무처리 미숙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이 같은 실수가 잇따르자 이명박 당선인은 18일 간사단 회의에 참석해 "발표한 내용을 재검토하거나 취소하면 인수위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좋지 않다.너무 과욕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신중한 업무 처리를 당부했다.
물론 10년간의 야당 생활로 생긴 정부와의 거리감이 교육제도 및 정부 조직에 대한 개혁에 도움이 된 측면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인수위 관계자는 "관료 조직과 너무 가까웠다면 새로운 발상을 하고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초기의 혼란은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