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아섰던 전봇대 하나 ‥ 李당선인, 대불공단 사례 공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2006년 9월 전남 대불공단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대표적인 기업현장 애로 사례로 18일 소개,그 세부 내용 및 이후 처리 과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이 당선인은 2006년 9월19일 대불공단을 방문했던 경험을 지난해 3월 펴낸 '이명박의 흔들리지 않는 약속' 41쪽에 담았다.

"2006년 9월19일에서 20일 사이에 호남지역 공단을 방문했다.호남 쪽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의 밑그림이 필요했다.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를 방문했을 때 단지 내로 들어가던 차가 멈추어 섰다.선박기자재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들이 전신주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적었다.그로부터 꼭 1년4개월이 지난 이날 대불공단 내 '전선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돼 있었다.그동안 대불공단 내 조선산업 클러스터 단지 안에서 주로 문제가 됐던 부분은 도로를 가로질러 연결된 전선들.일반 공단 기준에 맞춰 8~10m 높이로 설치됐지만 선박블록을 실은 트레일러 차량들은 이를 통과할 수 없었다.선박블록이 초대형화되면서 높이가 최저 12m에서 최고 20m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2004년 8월 미포조선이 대불공단에 입주하면서 발생하기 시작했다.영암군은 미포조선의 요청을 받고 이때부터 전선을 땅속으로 까는 지중화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영암군청 관계자는 "현재 대불공단 내 도로 횡단 전선의 70% 이상이 지하로 들어갔으며 이르면 올 상반기 내 지중화 사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미포조선 관계자도 "도로 횡단 전선과 차량 운송을 방해했던 신호등도 이동식으로 전환해 지금은 운송에 큰 어려움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지난해 지중화 공사 완료 구간에 이 당선인이 언급한 조선 산업클러스터 단지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게 전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도로를 따라 설치된 전신주의 경우 아직 지중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트레일러 등이 좌우회전을 해야 하는 사거리 등에서는 여전히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영암군청 관계자는 "한국전력과 협의해 처리할 문제이긴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어서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지금까지 대불공단 40여개 선박블록 생산업체들은 수출 등을 위해 블록을 외부로 운송할 때마다 낮게 설치된 도로 전선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철수/목포=최성국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