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회원권 '강남' 지고 '강북' 뜬다

#사례1

일산에 사는 김씨는 지난해 초 서원밸리GC 회원권을 5억6000만원에 사들였다.현재 서원밸리GC는 2억9000만원 오른 8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세금을 공제하더라도 대략 2억원 정도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사례2분당에 사는 서씨는 1년 전 태광CC 회원권을 2억3800만원에 샀다.

현 시세는 2억3300만원.수차례 회원권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서씨는 처음으로 회원권에 투자해서 손해를 봤다.

오랜 기간 '불패 신화'를 자랑해 온 골프 회원권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부동산이나 주식 시장이 급락해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던 회원권.불과 3~4년 전만 해도 수도권 골프장 골프회원권 값은 무조건 올랐다.사기만 하면 막대한 시세 차익이 보장됐던 것이다.골프장도 싸게 이용하고 재산도 늘어나 '꿩 먹고 알 먹기'였다.그러나 지난해부터 양상이 확 달라졌다.같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곳은 예전처럼 몇 억원씩 급등한 반면 다른 곳은 가격이 그대로이거나 떨어지는 곳이 생겨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가격이 오른 회원권은 강북에 위치한 곳들이고 강남 쪽에 있는 회원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이다.골프 회원권도 이제 '묻지마 투자' 식으로 사 두면 무조건 올랐던 시절은 지나갔다.오를 종목과 내릴 종목의 차별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도로가 신설되는 곳에 주목하라

최근 회원권 시장은 신설 도로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서울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이 뚫리면서 양주 포천 김포 일대 골프장의 접근성이 한결 수월해졌다.이를 반영하듯 주변 골프장 회원권 값이 상승하고 있다.레이크우드CC는 1년 전 1억4500만원이었으나 현재 2억2000만원으로 급등했고 송추CC는 6억2000만원에서 7억6000만원으로 상승했다.광릉CC는 1억6800만원에서 2억2700만원으로 5900만원이 뛰었다.내년 완공 예정인 경춘고속도로 주변 골프장도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라데나(옛 춘천)CC는 1억8200만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50% 정도 뛰었다.마이다스밸리GC는 6억3000만원에서 8억2500만원으로 1억9500만원이,리츠칼튼CC는 1억8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으로 1억3000만원이 각각 상승했다.'황제 회원권'으로 등극한 가평베네스트GC도 경춘고속도로 개통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조만간 20억원 선 돌파를 바라본다. 착공 예정인 제2영동고속도로 주변 골프장은 아직 시세 변동이 많지 않으나 조만간 오를 가능성이 높다.올해 착공이 예정된 서울~원주 민자고속도로,서울~포천 민자고속도로 등의 인근 골프장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동아회원권거래소(02-2269-1666) 한창국 팀장은 "제2영동고속도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골프장은 블루헤런 솔모로 스카이밸리 신라 오크밸리 캐슬파인CC 등"이라며 "현재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본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변 지역 개발도 호재다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인근 지역 거주자 수가 늘어나면 회원권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은평 뉴타운 개발,파주 LCD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그 영향으로 서울CC는 4억1500만원에서 1년 만에 7억2000만원으로 3억원 넘게 폭등했다.뉴코리아CC는 1억8800만원에서 1억원가량 뛴 2억8000만원을 기록 중이다.서원밸리GC는 5억6000만원에서 3억원가량 상승한 8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고 서서울CC는 1억83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올랐다.

동탄2신도시 개발도 용인 지역 중·저가 회원권 시장을 요동 치게 했다.이 지역은 접근성은 좋지만 부킹이 잘 안 되는 골프장들이 많아 시세 상승이 어려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기흥CC는 2억9500만원에서 1년 새 1억6500만원이 폭등했다.골드CC는 1억5000만원에서 1억7300만원으로 올랐다.

우원회원권거래소(02-558-0089) 정희용 팀장은 "의정부 미군부대 철수,대형 리조트 개발 등 경기 북부에 개발 호재가 많다.포천 동두천 일대의 포천아도니스 필로스 몽베르CC 등이 투자 추천 종목"이라고 말했다.

◆저평가된 곳을 찾아라

회원권 시장에서 아직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곳들이 있다.코스를 개조하거나 클럽하우스를 보수하는 등 탈바꿈의 조짐이 보이는 곳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봄 직하다.세븐힐스CC는 코스 리모델링에다 '안성베네스트GC'로의 골프장 개명 추진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도착순 예약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 천룡CC도 코스 관리,서비스 체계 등에 견주어 볼 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태영CC는 주말 예약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긴 하지만 좋은 코스 레이아웃과 모기업의 안정성 등을 감안할 때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제일CC는 클럽하우스 리모델링,대대적인 코스 정비 등을 통해 명문 골프장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어 투자해 볼 만한 곳이다.솔모로CC는 모기업에서 막대한 재원을 투자해 코스를 개조했다.티오프 간격도 8분 이상으로 늘리면서 명문 골프장으로 갈 여건을 갖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