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株 펀드도 '짝퉁' 많다

최근 약세장에서 가치주펀드가 선방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펀드 이름에 '가치(밸류)'가 들어갔다고 해서 다 같은 가치주펀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펀드는 상당수 대형 성장주를 비중있게 편입하면서도 이름에 가치를 표방해 투자자를 헷갈리게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2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약세장에서 방어력이 뛰어난 가치주펀드들이 최근 1개월 수익률 뿐 아니라 3개월 수익률까지 주식형펀드 내 상위권으로 대거 치고 올라갔다.하지만 가치주펀드 가운데서도 수익률 편차는 큰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정통 가치주펀드들과 펀드 이름에만 가치를 붙인 이른바 '짝퉁' 가치주펀드들 간에 수익률 편차가 심했다.


한국밸류운용의 '밸류10년주식'이나 유리자산운용의 '스몰뷰티주식',신영투신의 '마라톤주식',세이에셋의 '고배당펀드' 등 정통 가치주펀드로 분류되는 것들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평균 -8% 선으로 주식형펀드 평균(-16.04%)이나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4.38%)보다 훨씬 낮다.이들 펀드는 대부분 1∼2년 중장기 수익률에서도 주식형 평균을 앞지른 상태다.

반면 미래에셋의 '가치주주식펀드'나 동양투신의 '동양밸류스타주식',신한BNP파리바의 '프레스티지가치주적립식' 등 가치를 표방하는 펀드들은 단기 수익률은 물론 중장기 수익률에서 주식형 평균 수준이거나 평균을 밑돌고 있다.이 같은 수익률 편차는 투자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됐다.예컨대 정통 가치주펀드에 속하는 밸류운용의 '밸류10년주식'의 경우 편입 대상 종목 120여개가 대부분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업종 평균보다 낮은 중소형 가치·자산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편입 비중이 높은 대형주들도 한국전력 KT 서울가스 코리안리와 같은 가치주 위주다.

반면 미래에셋의 '가치주주식펀드'는 편입대상 종목 48개 중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중소형주는 4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중대형주다.흔히 가치주 분류 기준이 되는 PBR 1배 미만인 종목도 5개가 전부다.편입 비중 상위 10위 종목은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포스코 신세계 NHN GS건설 두산중공업 LS전선 LG LG전자 삼성증권 등으로 일반 대형성장주 펀드와 다를 것이 없다.동양투신의 '밸류스타주식'도 비슷하다.편입종목 대부분이 중대형주 위주이며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SK텔레콤 LG필립스LCD 국민은행 신한금융지주 등의 비중이 가장 높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