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매가 설 연휴를 편히 보낼 방법은 아니다"

다음주 긴 연휴를 앞둔 가운데 국내 증시가 재차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금융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투자심리는 쪼그라들데로 쪼그라든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편치 못한 설 연휴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신영증권은 투매가 연휴를 편히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면서, 인내를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29일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美 경제지표 발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설 연휴까지 적정한 경계심이나 리스크 관리는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패닉이나 투매에 동참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예상보다 컸던 지수 급락은 유럽계 헤지펀드의 파산 가능성이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펀드의 파산이나 환매 중단 사태에 금융 시장이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수차례 보인 바 있는데, 이번 유럽계 펀드의 파산 가능성에도 동일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유럽계 펀드의 파산 가능성은 악재 투성이의 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당초 4분기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美 금융기관들의 손실 처리와 이로 인한 실적 악화가 1분기 이후로도 이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권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 처리 가능성과 유로지역의 펀드 파산 가능성 등 금융 리스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판단. 다만 이번 사태가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조를 이끌어낼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더 큰 문제는 무기력한 투자심리"라면서 "전날 증시 하락을 되돌릴만한 제대로 된 장 중 반등이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렇다할 매수세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리가 취약해질대로 취약해져 있는데다 금융 리스크가 아직도 확산 중임을 감안하면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 하지만 이머징 지역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믿음은 견고하며 펀드런 역시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펀드런을 우려할 수 있는 가격대는 1490포인트로 아직 거리가 충분히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