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가득 '설 선물'] 값싼 와인 3병보다 '괜찮은 1병' 선물을
입력
수정
[정성가득 '설 선물'] 값싼 와인 3병보다 '괜찮은 1병' 선물을명절 선물용으로 와인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5만원짜리 멸치세트를 하는 것보단 와인을 주는 게 '품격'있어 보인다는 심리 덕분일 것이다.
작년 추석에 현대백화점의 와인 판매 성장률이 전년 대비 110%,롯데백화점은 75%였다고 하니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5만원대 프랑스 와인이 가장 인기
현대백화점에서 와인 매장을 운영 중인 신동와인에 따르면 선물 세트로 가장 인기있는 가격대는 5만∼10만원대 프랑스 와인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선 평소엔 칠레산을 마시지만 선물할 땐 프랑스,특히 보르도 와인이 좋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방증이다.덕분에 각 와인 수입사들도 5만원 안팎의 대중적인 와인 선물세트를 공들여 준비하고 있다.
대유와인은 프랑스의 전설적인 와인 명가인 바롱 필립 드 로쉴드사가 만든 '리저브 무통 카데'세트를 내놨다.
세련된 블랙 라벨의 레드 와인 2종으로 구성된 '리저브 무통 카데 메독&생떼밀리옹'은 10만원,레드와 화이트로 구성된'메독&그라브'는 9만원이다.신동와인에선 프랑스 메독 지방의 크뤼 부르주아급(1∼5등급의 그랑 크뤼 와인에 포함되진 않았으나 품질을 인정받은 와인을 모아 따로 분류한 것) 와인인 '샤토 카르뒤스&라마포르'를 7만원에 내놨다.
합리적인 가격에 명성까지 두루 갖춘 와인을 택하려면 칠레산 고급 와인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산와인이 내놓은 '산타리타' 선물 세트가 대표적인 예다.'산타리타 메달야 레알 카베르네 소비뇽'은 미국의 유명 와인 잡지인 와인스펙테이터가 지난해 'Top 100'와인을 선정하면서 49위에 꼽은 와인이다.가격은 8만5000원.
VIP를 위한 선물이라면 특별한 의미가 담긴 와인을 골라야 한다.
아영FBC는 이탈리아 와인 최초로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수상한 '레디가피'를 49만원에 내놨다.
고가 와인 시장에서 '짝퉁'이 꽤 돌아다닌다는 점을 감안해 품질 보증서도 첨부했다.
◆와인 선물 요령
와인을 고를 때 먼저 정해야 할 일은 타입과 가격대다.화이트,레드,샴페인 중에서 무엇을 할지를 정하고 프랑스,이탈리아,칠레 등 특정 산지를 선택해 놓으면 고민할 범위가 훨씬 줄어든다.
타입을 정할 때 흔한 화이트,레드 외에 디저트,주정강화 와인 등 특이한 것을 고르는 것도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가격대를 정할 땐 무조건 비싼 와인이나 덤으로 끼워주는 와인은 피하는 게 좋다.
와인 애호가에겐 한 병을 공들여 주는 게 낫고,단체라면 역시 두 병 들이 세트를 주는 것이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와인 초보자라면 부드럽고 타닌이 강하지 않은 쉬운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소 와인을 즐기는 윗분들에게 줄 땐 한층 더 신경을 써야 한다.상대방이 평소 마시는 와인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와인을 고르면 된다.
◆선물받는 와인 설 음식과 매칭하기
설날 선물로 와인을 받았다면 가족과 함께 한식과 매칭하는 '실험'을 시도해보자.떡국엔 메를로 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이 어울린다.
떡국에 사용되는 떡은 매끄러운 촉감과 자극적이지 않는 국물맛이 특색인 만큼 서로 튀지 않으면서 각각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와인이 좋다.
신동와인에서 내놓은 '클라랑델'이 저렴하면서도 메를로의 특징을 잘 살린 와인이다.
오곡밥,나물,전요리 등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화이트 와인인 '샤블리'가 어울린다.
석회질 토양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어 미네랄 향이 강한 샤블리는 굴,해산물,채소요리와 잘 어울린다.
적당한 산도를 갖춘 화이트 와인은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명절 음식을 깔끔한 맛으로 바꿔 줄 것이다.화이트 와인은 구운 흰살 생선요리와 함께 마셔도 괜찮다.
양념이 진한 불고기나 갈비찜엔 신맛보다는 떫은맛(탄닌)이 강한 와인이 낫다.
프랑스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나 스페인 고유 품종인 템프라니요로 만든 '그랑 코로나스'처럼 탄닌과 당도가 강한 게 좋다.
이와 관련,일본의 와인 만화책인 '신의 물방울' 작가는 김치와 샴페인의 궁합을 제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작가인 아기 다다시는 프랑스 샴페인 '마크 헤브라'와 김치가 어울린다고 '주장'하는데 처음엔 불처럼 김치의 매운맛이 느껴지나 마지막에는 불이 비둘기로 변해 날아가는 마술처럼 깔끔한 스파클링으로 마무리되는 점을 언급하며 김치와 잘 어울린다고 묘사하고 있다.
마크 헤브라사(社)는 프랑스 발레 드 라 마른(Valle de la Marne)지역에 위치한 활기 넘치는 샴페인 하우스로 최상급의 피노누아와 샤도네를 통해 샴페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다.마크 헤브라사의 샴페인들은 낙천적이고 경쾌하며,미네랄의 풍미와 즙이 많은 과일의 신선함이 솜씨 좋게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