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월 전망 대폭 하향

증시에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가 전날 뉴욕증시의 반등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상당수 전문가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앞으로 추가조정 기간과 폭이 얼마나 될지 고민할 때라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미국 경기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후폭풍으로 코스피지수 1500선도 각오해야 한다며 잇따라 적정 지수 하향 조정에 나섰다.


◆1500선까지 낮아진 눈높이현대증권이 적정 지수 하향 조정에 앞장섰다.

현대증권은 전날 향후 6개월 코스피지수의 적정 수준을 1780에서 1700으로 4.5% 낮췄다.

특히 지수 변동 범위를 1530~1870으로 잡아 1530까지 무너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삼성증권도 위기 상황이 개선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2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540~1950으로 제시했다.

당초 전망치는 1715~2100이었다.

메리츠증권도 서브프라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며 지수 저점 전망치를 1700에서 1500으로 크게 낮췄다.굿모닝신한증권은 저점을 1640에서 1600으로 낮춰 1600선을 지지대로 제시했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던 유진투자증권도 전망치를 1870~2630에서 1600~2360으로 낮췄다.

현대증권의 한동욱 연구원은 "1월 첫째주까지만 해도 메릴린치 등 미국 투자은행들의 손실을 확인하는 것을 끝으로 바닥을 예상했지만 사태가 확대·연장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채권의 위험 상승으로 채권보증보험사의 신용 등급 하락이 불가피하고,이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머징마켓에 보유한 주식을 정리하면서 오는 2월께 국내 시장을 다시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의 경기침체)이 중국 등 아시아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라며 추가 하락을 경고했다.

◆"분산투자 생각할 때"

전문가들은 주식에만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로 재편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학주 센터장은 "향후 전 세계 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게 불가피해 채권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부담이 적은 실물자산 투자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단기채권과 경기와 관련이 적은 곡물펀드나 금 등 실물자산을 대안투자로 꼽았다.

주식에 대한 투자는 선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증권은 "IT(정보기술)와 금융업종,전통적 경기방어 업종인 헬스케어,필수소비주 등에 제한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문기훈 리서치센터장도 "실적 호조나 규제 완화 등 확실한 재료를 갖고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며 "D램 가격 반등에 따른 반도체 중심의 IT주가 관심을 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본격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은 단기 과매도 상태"라며 2분기에 반등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조선업종을 꼽았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