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미래에셋으로 通한다?

올 들어 증시가 급조정을 받으면서 펀드 베타(시장과의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 대형주 펀드들의 단기 수익률이 최하위권으로 밀리고 있다.

하지만 돈은 수익률이 나쁜 미래에셋으로 더 몰리고 있다.미래에셋 펀드들이 급락장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펀드자금의 미래에셋 쏠림현상은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29일 자산운용업계 및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주가 낙폭이 컸던 최근 한 달 동안 운용사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맨 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25일 기준 운용사별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이 -13.29%로 가장 낮고 산은자산운용(-12.80%) KTB자산운용(-12.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개별 펀드별로도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 등 미래에셋의 대형 펀드들이 대거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하지만 연초 이후 급락장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국내 주식형 자금은 수익률이 악화된 미래에셋 펀드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액(재투자분을 제외한 순증 기준)은 모두 9074억원에 달한다.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4615억원이 미래에셋 펀드로 몰렸다.

미래에셋에 이어 삼성투신(순증액 1252억원) 신영투신(987억원) 등의 순이었다.

펀드자금의 미래에셋 집중도는 작년 말보다 더 높아지고 있다.지난해 말의 경우 전체 국내 주식형 자금 순유입액 가운데 미래에셋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미만이었다.

개별 펀드별로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급락장에서 수탁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내 주식형펀드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미래에셋 펀드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단기 수익률은 전체 주식형펀드 중 하위권이다.수탁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 1'의 경우도 최근 1주일 및 한 달 수익률은 각각 -4.16%,-13.18%로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 평균을 밑돌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