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새 위원장에 선출된 장석춘씨 "대기업 노조 강경투쟁땐 도태"

장석춘 금속노련위원장(51)이 29일 임기 3년의 한국노총 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장 신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88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선거인대회에서 위원장 단독 후보로 출마,참가 선거인단 2149명 중 91.5%(1967명)의 찬성을 얻었다. 사무총장에는 장 위원장과 함께 러닝메이트로 나온 백헌기 전국연합노조연맹위원장이 뽑혔다. 한국노총 전체 선거인단 수는 2788명이며 이 가운데 77.1%가 선거에 참가했다.장 위원장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노동운동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며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노동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 않을 경우 "(노동계도) 국민에 의해 도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 반감을 사고 있는 일부 대기업 노조 파업의 경우 "노사관계의 성숙도를 발휘할 때가 됐다"며 "이들 대기업 파업으로 인해 실제 피해를 보는 곳은 중소하청업체라는 점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인이 제시한 '노.사.민.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 장 위원장은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기존 노.사.정에다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것이므로 운영의 묘만 살릴 경우 (여기에서 합의되 사안에 대해) 정부는 물론 국민들의 이해 폭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과 한국노총 간에 맺은 정책 협약에 대해서는 이행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면서 정책을 실현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이를 위해 "청와대 노동부 한나라당 한국노총 등이 공동 참가하는 정책협의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장 위원장은 이와 함께 이용득 전 위원장이 추진해 온 '사회개혁적 조합주의'가 거대 담론에 그치지 않고 사회 밑바닥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이 당선인이 작은 정부를 지향하듯이 앞으로는 노사 관계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대신 노사가 노사문제 해결을 주도하면서 정부는 어드바이저(자문역)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위원장은 차기 정부의 공공부문 민영화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노총과의 충분한 협의없이 노동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 협약에도 위배된다"며 "이때에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경제성장을 위해 경제의 한 축인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할 경우에도 이를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노동계 내부에서도 근로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등의 근로자들을 위해 대기업 부문의 일부 양보는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