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희망은 외국인?"

글로벌 주식시장에 갖은 악재들이 끊임없이 부각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들의 손실과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 글로벌 경기에 대한 위협과 채권보증기관 등 기업 부문으로의 영향 확대 등 도미노 현상처럼 악재들이 줄줄이 고개를 들며 시장을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악재 속에서도 시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30일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판도라의 상자에 남아있는 마지막 희망은 외국인이 될 수 있다"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면 국내 증시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시 불안의 원인이 대외적인데 있긴 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라고 지적.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9일까지 19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사상 4번째로 긴 기간 동안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수급 불균형의 핵심인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중립 수준 정도만 가도 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라 심리적인 측면에서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완화될 것이란 점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정점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 또 매도 규모 자체만 봐도 올들어 벌써 8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정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8월 급락 당시에도 외국인은 한달간 총 8조7000억원의 주식을 매도했고, 이를 고점으로 한동안 매도세가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

선물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 역시 향후 수급 개선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이 밖에도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져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완화시켜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외국인 매도세가 클라이막스를 지나고 나면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주도권이 다시 기관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관들의 관심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기관들이 최근 단순한 낙폭 과대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고 하반기가 기대되는 업종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IT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조언.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