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채권단에 3조1362억 지급해야"

사상 최대 규모인 5조원대의 삼성자동차 채권 환수 소송에서 사실상 삼성 계열사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총 3조원이 넘는 돈을 채권단 측에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재복)는 31일 삼성자동차 채권단인 서울보증보험 등 14개 금융회사가 이 회장과 삼성그룹 28개 계열사를 상대로 낸 약 5조원의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재판부는 "이미 매각한 110여만주를 뺀 삼성생명의 233만여주(주당 70만원 기준)를 처분한 금액 1조6338억원과 2001년부터 7년간의 지연이자 6862억여원 등 총 2조3200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이미 매각한 110여만주(8161억여원)를 포함하면 삼성 계열사와 이 회장이 채권단에 지급하는 돈은 총 3조1362억여원에 이른다.

재판부는 채권단이 청구한 2001년 1월1일 이후 2조4500억원에 대한 삼성 계열사의 현금 지급 의무는 기각했지만 이 회장을 제외한 삼성 계열사들이 나머지 주식 233만여주의 매각대금 등 총 2조45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당 가격을 70만원으로 잡았지만 주식 처분 대금이 2조4500억원에 못 미칠 경우 이 회장은 삼성생명 주식 50만주의 한도 내에서 증여하고,계열사들은 이에 대한 부족분을 충당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재판부는 또 채권단이 청구한 위약금(지연이자)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주장한 연 19%는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과다하다"며 "아직 처분하지 않은 233만여주에 해당하는 1조6338억여원에 대해 2001년 1월1일 이후부터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로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는 2001년 1월1일부터 2007년 12월31일 기준으로 이자 6862억여원도 채권단 측에 지급해야 한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