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익 실장 내정자 "절대 나서지 않겠다"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된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1일 대통령실 운영과 관련,"어떤 경우에도 권위를 갖거나 앞에 나서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이날 인수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그는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수행하도록 보좌하는 곳"이라며 "조용하게,그러나 매우 치밀하고 절제되게 대통령을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로지 국민과 대통령을 향해서만 일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장은 말이 없을 것이고,경호처장도 할 말이 없다.

앞으로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과 대변인이 주로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청와대 비서진이 권력의 전면에 나서 전횡을 일삼았던 구태를 일소하고 '조용한 조력자'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 내정자는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청와대가 내각의 컨트롤 타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내각과의 협력에 있어서 컨트롤 타워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내각도 굉장히 단출해 졌고 청와대도 슬림화됐기 때문에 상당부분은 형식을 떠나서 잘 협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일은 원칙적으로 내각에서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공부(公府)라는 인상을 지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으로 10년 이상 이 당선인을 보좌해 온 유 내정자는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복심'으로 불린다.

서울시장 퇴임사와 한나라당 대선후보직 수락연설,당선인 신년사 등의 초고를 작성한 사실만 보더라도 그가 어느 정도 이 당선인의 신임을 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원장을 맡고 있는 GSI도 이 당선인이 1994년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의 후신이다.지난 대선 때는 한반도 대운하,'나들섬 남북 공동 개발''한반도 선벨트 개발' 등 굵직굵직한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며 핵심 브레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후문이다.

유 내정자는 '낙동대감'으로 불리며 조선 말기 좌의정을 지낸 낙파(洛坡) 유후조의 손자다. 서애 유성룡의 8대손인 낙파는 안동 권씨의 집권으로 중앙정계에서 밀려난 남인 출신으로,영남권에서는 250년 만에 정승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낙동강 강변에 주로 살았다고 해 낙동대감으로도 불렸다.

부인 표명윤씨(59)와 2남.△경북 상주(58) △서울대 지리학과 △서울대 교무처장,세계지리학연합회 사무총장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