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밸류 이채원 전무 "삼성전자ㆍ은행株도 가치주"

'이젠 삼성전자와 은행주도 가치주 영역에 들어왔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인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가 그동안 가치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쳐다보지도 않던 은행주와 삼성전자를 가치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이 전무는 3일 "특히 은행주의 경우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장으로 단기 급락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 5배,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으로 내려갔다"며 "내재가치 대비 절대적으로 저평가 영역으로 진입한 것은 물론 다른 업종주들에 비해서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그가 운용하는 '밸류10년펀드'에 최근 은행주를 편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이 전무가 은행주의 가치에 주목해 투자하기는 펀드매니저 경력 12년여 만에 처음이다.

그는 "삼성전자도 최근 4년간 줄곧 시장에서 소외되면서 PBR 기준 1.5배로 낮아져 다른 대형주들에 비해 상당히 싼 가격"이라며 "포트폴리오에 편입할지 여부를 심각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이 전무는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가치주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정보기술(IT)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포트폴리오 적극 편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이 전무는 2000년 IT 버블이 꺼진 이후 삼성전자를 한번도 매매한 적이 없다.국내 일반 주식형펀드 가운데 증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를 한 주도 편입하지 않은 펀드는 '밸류10년펀드'가 유일하다.

그러나 자동차주에 대해선 "가격이 싼 것은 맞지만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며 "만약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 속도가 지금보다 빨라진다면 달리 바라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