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에 쓴 돈 '그린GDP' 年 26조 ‥ 한은, 첫 발표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환경 지출 규모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일 '환경보호지출계정 개발 결과' 자료에서 2006년 환경보호 지출액(그린 GDP)이 26조5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환경보호 지출액은 2004~2006년 연평균 8.9% 성장해 같은 기간 명목 GDP 성장률 평균치 4.3%를 크게 웃돌았다.환경보호 지출액은 우리 국민이 환경 보호에 쓴 돈으로 한은이 지출 규모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보호 지출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2.87%,2005년 2.96%에서 2006년에는 3.13%로 껑충 뛰었다.이는 주요 선진국 중 오스트리아(3.49%)보다는 낮지만 영국(1.21%) 프랑스(2.05%) 벨기에(2.23%) 독일(2.85%)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환경보호 지출은 주로 폐수 관리(38.4%)와 폐기물 관리(24.6%),대기 보호(17.4%) 등에 집중돼 있다.국내외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녹색 경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환경보호 지출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경제 주체별 환경보호 지출액은 기업이 51.1%로 가장 많았고 정부(43.3%)와 가계(5.6%)가 뒤를 이었다.

환경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환경 산업의 부가가치율은 59.5%로 전체 산업(38.8%)과 제조업(22.6%)을 크게 웃돌았다.환경 산업의 취업 계수(생산액 10억원당 고용 유발 인원)도 7.2명으로 제조업(4.2명)보다 높았다.

환경보호 서비스 부문에서 기업의 비중이 낮고 정부의 비중이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정부 비중은 42.7%로 20~30%대인 유럽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았다.정부가 제공하는 환경보호 서비스는 거리 청소나 산림 보호 등이며 대부분 시장 가격 이하 또는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은은 "최근 급속히 성장하는 환경보호 산업은 부가가치율이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커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친환경 기술의 연구개발과 청정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