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대차잔고 청산시 탄력적 반등도 가능"

한국투자증권은 4일 사상 최대 수준의 대차 잔고가 청산될 경우 탄력적인 반등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지난달 30일이 단기 저점이었지만 대부분의 주요국 증시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단행됐던 1월22일을 저점으로 기록한 이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의 약세가 한국 증시 고유의 악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1600P선 내외는 의미있는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기술적 반등 국면에서는 낙폭 과대주들의 되돌림이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큰데 이런 점에서 최근의 대차 잔고 추이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있다는 설명이다.

사상 최대 수준의 대차 잔고 청산에 따른 매수세 유입(short covering)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대차거래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나중에 싼 값에 사서 되갚을 생각으로 미리 주식을 빌리는 거래를 말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의 대차 잔고는 주식수 기준 지난 1월31일 6억4300만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낸 이후 2월1일에는 이보다 줄어든 5억7700만주를 기록하고 있다.작년 연말의 대차 잔고가 4억4500만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매우 공격적인 대차 거래가 이뤄져 왔음을 알 수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코스피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던 2006년 이후 대차 잔고가 급증했다는 점이라며 "주식을 빌려서 매도해 놓고 주가 하락을 기대하는 단순 대주 전략이 대차 잔고 증가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는 것은 과장이겠지만 늘어난 대차 잔고 속에는 어떤 식으로든 단순 대주 전략을 취한 자금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 급락세가 일단락된 직후에는 대차 잔고 청산에 따른 매수세 유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실제로 작년 8월의 반등 국면에도 당기 주가 저점은 8월17일(1638P)이었고 대차 잔고의 정점은 이보다 3거래일 늦은 8월22일(5얼2200만주)를 기록했다는 것.

8월 22일 이후 대차 잔고는 계속 줄어들어 10월1일 4억9700만주까지 감소했으며 대차 잔고가 줄어들었던 8월22일~10월1일 코스피는 11.5%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대차 잔고가 늘어난 종목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대주 거래로 인한 차익을 고정시키고자 하는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대차 잔고가 종목 선정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겠지만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관심을 기울여 볼만 한 종목군을 선택하는 데 있어 참고자료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발행주식수 대비 대차 잔고의 비율이 5%를 넘는 종목으로는 △삼성증권 △기아차 △현대차 △삼성SDI △서울반도체 △우리투자증권 △하나투어 △LG생활건강 △현대산업 △한진해운 △현대미포조선 △LG전자 △대우증권 △삼성전기 △하이닉스 △롯데칠성 △대신증권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현대건설 △대구은행 △미래에셋증권 △삼성테크윈 △오리온 △대우건설 △SSCP 등 27개 종목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