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운하 리포트] (1) 줄잇는 운하 계획…마인-도나우 운하 30여년 걸린 이유는…

서유럽 지역의 대표적인 운하로 꼽히는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는 정치적 논리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11년간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운하건설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마인강의 상류 지역인 밤베르크와 도나우강의 상류 지역인 켈하임을 잇는 171㎞의 마인-도나우 운하는 19세기 바이에른 왕국 루드비히 1세가 건설한 소규모 운하를 확장한 사업으로 1921년 독일 연방정부가 바이에른 주정부와 함께 라인-마인-도나우 운하건설 회사(RMD AG)를 설립한 게 그 시초다.하지만 2차 세계대전 발발 등으로 운하 건설이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고 결국 1960년이 되어서야 마인-도나우 운하 건설은 첫 삽을 뜨게 됐다.12년간의 공사를 통해 1972년 마인-도나우 운하의 북쪽 수로인 연장 72㎞의 밤베르크에서 뉘른베르크 구간이 우선 개통됐다.하지만 북쪽 수로 개통 이후 사민당을 중심으로 한 연립내각이 마인-도나우 운하건설의 경제성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면서 1972년부터 1982년까지 11년간 운하 건설이 중단됐다.

운하건설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내륙 운하를 통한 화물운송 기대 효과가 낮다는 경제성 비판과 운하 건설로 인한 환경 파괴를 주장하는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 운동에 부딪혀 반쪽짜리 운하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의 치열한 공방으로 10년 넘게 공사가 중단됐던 마인-도나우 운하는 1982년 중도 우파인 헬무트 콜 총리의 기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공사 재개의 전기를 마련했고 기민당 정권은 1983년 사업을 시작,9년 후인 1992년 알트뮐에서 켈하임까지의 남쪽 수로 공사를 완공하며 171㎞의 수로를 잇게 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