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바닥 확인 중"

글로벌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발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는 아직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바닥 확인이 멀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지수 흐름이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물리적 낙폭이 줄었을 뿐 아니라 1600선의 지지력에 대해서도 믿음이 쌓여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술적 관점에서 현재 주가 흐름은 과거 급락 후 바닥 다지기 패턴과 유사하다면서, 과거 두번의 급락시 코스피는 15~20% 하락한 후 바닥을 형성했었다고 설명.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 흐름이 꺾인 시점을 지난해 12월로 볼 때 12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고점 대비 약 16% 하락했다.

지난 사례들을 적용하면 국내 증시는 이미 바닥에 근접해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이제 관건은 반등의 모양"이라면서 "반등의 모양은 급락 직후 이어기는 기간 조정의 길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매크로 관련 돌발 악재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지수 반등은 지난 2006년 경험했던 것처럼 짧은 기간 조정 후 반등하는 형태를 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수의 일간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시장이 차분해지고 있다는 점이 바닥 확인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이틀간 외국인들이 9000억원 넘는 매물을 쏟아냈지만 기관을 중심으로 이를 잘 소화해내는 등 지난 1월 급락 국면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중국 관련주들의 반등 흐름에 IT와 금융, 자동차 등도 가세하면서 흐름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증권사 이윤학 연구위원은 "현재 지수대가 1600선대라는 점에서 이러한 안정화 가능성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충분한 하락 이후 찾아오는 투자자들의 '역설적인 심리안정' 등 시장의 안정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양증권은 기존 악재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고 있고, 달러 약세로 수출주들의 실적 모멘텀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에서 국내 증시의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경기 둔화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확산 방지 공조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데 일조할 것으로 관측.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에 속한 종목들 중 76%가 단기 저점대를 상회하고 있고 시장 에너지가 점차 강해지고 있어 이전 저점대를 뚫고 내려설 가능성은 낮다"면서 "단기적으로 불규칙한 주가 흐름이 나타나더라도 상승세로의 진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충분한 가격 조정과 업황 개선 기대로 기관의 손을 타기 시작한 조선과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긍정적 접근이 바닥 확인 과정에서의 적절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