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가장 중요한 선택

정병석 <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bschung@kut.ac.kr >

인생은 선택의 과정이고,그중 가장 중요한 선택은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관한 것이다.어떤 직업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인지를 찾아내는 것.또 그 직업을 어떻게 선택해서 취업할 수 있는지,관련 정보를 어떻게 구하고,접근해야 하는지 등 취업과 관련한 의문사항은 많다.오늘날 취업 문제는 학생 본인뿐만 아니라,부모,학교 등 거의 모든 사람의 핵심 관심사다.선진국에서도 취업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다.그런데 문제는 이런 중요한 선택과 관련한 궁금사항에 대해 학교에서는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업난'이란 것은 일자리보다 구직자가 더 많다는 의미이고,그래서 채용시장에서 취업 조건,취업 결정 등이 구직자가 아닌 구인 기업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취업 문제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채용시장의 본질에 대해서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

취업난이 심화되고 취업 문제가 중요해질수록 이와 관련한 고용정보,상담,테크닉,알선 등을 다루는 시장 자체가 급속히 커지며 유망 산업이 되고 있다.민간 취업 사이트가 크게 활성화되어 있고 관련 서적이 서점에 넘쳐난다.우리나라에는 정부에서 직접 운용하는 '워크넷 사이트'도 있고 고용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ㆍ제공하는 한국고용정보원도 있지만 구직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미국에서 900만부가 팔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취업 준비 매뉴얼에는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하나인 채용시장의 본질을 이해하고 취업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비시켜 주는 각종 노하우가 제시돼 있다.

예를 들어 IBM 면접관이 면접을 시작하면서 "IBM이 무엇의 약자인가"를 물었더니 어떤 구직자가 "모르겠다"고 답변하니까 그것으로 면접이 끝나버렸다는 실패 사례도 소개되어 있다.또 면접시 답변시간은 20초에서 2분 이내가 적절하다는 등 아주 구체적인 정보가 수록돼 있다.

많은 대학들이 최근 들어 채용설명회,면접요령 등에 관한 특강을 하고 있지만 일회적인 족집게 과외식의 대비가 아니라 그 본질을 알고 체계적인 준비를 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취업 문제가 거시적인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채용시장의 미시적인 정보관리 체계에 의해서도 상당부분 해결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과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