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名異人의 오묘한 미학세계‥ 15일부터 29일까지 작품전

이름이 같은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이색 전시가 열린다.서울 신사동 어반아트(대표 박명숙)가 15~29일 마련한 '동명이인,작품으로 말하다'전이다.

미술 활동을 하면서 같은 이름으로 인연을 맺은 김종학(金宗學ㆍ71)-김종학(金鐘鶴ㆍ54),김수자(金壽慈ㆍ58)-김수자(金秀子ㆍ48),김태호(金泰浩ㆍ60)-김태호(金台鎬ㆍ56),오경환(吳京煥ㆍ68)-오경환(吳京煥ㆍ59),오병욱(吳秉郁ㆍ50)-오병욱(吳秉昱ㆍ49),이지은(李芝殷ㆍ49)-이지은(李知恩ㆍ35)씨 등 12명이 작품 30여점을 함께 내건 것.이들은 같은 이름을 함께 쓰면서 화업의 길을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며 서로의 '오묘한 미학 세계'를 펼쳐보인다.

색실작업으로 주목받는 김수자(金壽慈)씨의 '일기-존재'와 일러스트 작가 김수자(金秀子)씨의 '환상을 위하여'는 다양한 빛깔로 문명을 이야기한 작품.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며 진정한 자유에 대한 갈망을 잘 보여준다.

설악산 작가 김종학(金宗學)씨의 '꽃'과 중견작가 김종학(金鐘鶴)씨의 '월계수' 역시 삶의 향기를 생동감있게 풀어낸 작품이다.1970년대 모노크롬 회화를 거쳐 다양한 형태적 실험작업을 해 온 추상화가 김태호(金泰浩)씨의 '삽입곡'은 모던한 기법으로 존재의 영속성을 표현했고,김태호(金台鎬)씨의 '슬픔'은 기호화된 이미지와 함축적인 조형언어를 시적으로 담은 작품.

점묘화가 오경환(吳京煥)씨의 '레드-2007천공'과 서양화가 오경환(吳京煥)씨의 '병',오병욱(吳秉郁)씨의 유화 '송림'과 오병욱(吳秉昱)씨의 '내마음의 바다'도 나란히 걸린다.

이지은(李芝殷)씨의 '소나무'와 또 다른 이지은(李知恩)씨의 스펀지 작품 '조용한 인생' 역시 눈길을 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명숙 대표는 "동명이인 작가 사이에는 예술가로서의 존재감과 작품의 독창성에 대한 고민까지 폭넓게 소통되는 것 같다"며 "이름이 같은 작가가 너무 잘 알려진 탓에 자신의 작품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억울함(?)을 털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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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