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뺨치는 국세청 성과급 … 최고 1100만원이상 지급키로

국세청이 직원들의 성과상여금 차이를 최대 1171만원으로 확대키로 하고 이달 중 처음으로 지급키로 했다.

공무원의 경우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부처별로 4급 서기관 이하 직원들에게 연 1회 성과상여금을 주도록 돼 있지만,동일 직급 내 지급액 차이를 1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는 국세청이 처음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8일 "현행 4단계로 돼 있는 평가 등급에 올해부터 SS(슈퍼S) 등급을 추가해 해당 등급을 받게 되면 일괄적으로 500만원을 더 지급키로 했다"면서 "SS등급으로 분류되는 직원 수는 대상자 1만9700여명의 4%인 79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각 부처는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평가해 전체 대상자의 20%를 S등급,40%는 A등급,30%는 B등급,10%는 C등급 등 4단계로 분류하도록 돼 있다.물론 기관장의 재량에 따라 비율은 1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

등급별 성과상여금은 S등급의 경우 직급별 지급기준액의 230%,A등급은 160%,B등급은 90% 등이다.C등급으로 분류되면 상여금은 없다.올해의 성과상여금 지급기준액은 4급 292만원,5급 253만원,6급 227만원,7급 180만원,8급 151만원,9급 126만원 등으로 정해져 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타 부처의 성과급 차이는 9급이 최대 289만원,4급은 최대 671만원 수준이지만 SS등급이 신설되는 국세청의 경우 9급은 789만원으로,4~6급은 1022만~1171만원까지 대폭 확대된다.

예를 들어 SS등급을 받는 국세청 4급 서기관에게는 지급기준액 290만원의 230%에 500만원이 추가된 1171만원이 주어진다.국세청의 다른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S등급 가운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 직원에겐 230% 이상 지급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이번 성과상여금 지급은 이런 규정을 적극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국세청은 과거 성과상여금을 현금으로 준 데 따른 회식 등 일부 부작용을 감안,등급 분류 결과를 개별 통보하는 한편 상여금도 개인 계좌로 입금할 예정이다.

국세청이 이처럼 직급 내 성과급 차이를 일반기업 수준으로 확대한 것은 능력에 따른 보상을 통해 직원 간 경쟁을 제고하는 한편 핵심 인력의 외부이탈을 막기 위해서다.그동안 국세청에서는 국제조사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고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으로 옮기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상률 청장도 올초 신년사에서 직원성과 평가와 보상,조직 운영 등에서 기업식 경영기법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SS등급 직원들에게 1000만원을 추가 지급하자는 건의도 있었지만,향후 성과평가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정비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공직사회에서도 가능한 범위에서 성과상여금 차이를 두게 되면 우수인력을 잡지 못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면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나눠먹기식으로 성과상여금이 지급되면 그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