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황의 법칙' 황창규사장도 소환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9일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55)을 소환하는 등 삼성의 전ㆍ현직 임원 7명을 소환해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 조사했다.특검팀은 또 전날 국세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이건희 회장 일가의 납세 자료에 대한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해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2배씩 증가된다는 '황의 법칙'으로도 유명한 황 사장은 이날 오후 2시께 특검사무실에 출석했다.황 사장은 "비자금 계좌의 존재를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 없이 미소만 지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특검팀은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때부터 비자금 차명계좌에 명의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난 황 사장에 대해 차명 의심 계좌의 존재를 알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황 사장은 지난달 말 "해외 바이어와 계약 관련 미팅이 잡혀 있어 소환되는 장면이 노출되면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특검팀의 소환 요구에 한 차례 불응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삼성SDS 전 이사인 조관래씨(48)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 사건'의 피고발인으로 소환해 그룹의 지시를 받고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헐값에 넘겼는지도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국세청으로부터 이 회장과 이재용 전무,이부진 신라호텔 상무 등의 재산 내역과 주식 변동ㆍ부동산 거래 등에 대한 보유세ㆍ증여세 등 납세 자료를 제출받았다.특검팀은 자료를 토대로 이 회장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과 계열사 보유 주식 변동 내역,납세 내역 등을 면밀히 분석해 불법 비자금 운용 및 경영권 승계에 관여한 흔적이 없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