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49년 권좌' 물러난다…동생 '라울' 후임 확실

현존하는 세계 최장기 집권자 피델 카스토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49년간의 통치를 끝내고 권좌에서 물러난다.

쿠바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19일 카스트로가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직과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퇴임한다고 보도했다.카스트로도 이날 공산당 기관지 웹사이트에서 "최근 평의회 의원으로 선출해 준 존경하는 국민들에게 알린다"며 "나는 더 이상 국가평의회 의장과 군통수권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1959년 혁명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줄곧 권력을 유지해 온 카스트로는 2006년 7월 장출혈 수술을 받은 뒤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국정 운영을 맡겨 왔다.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위독설과 함께 사망설까지 나돌았지만 15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는 특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쿠바 국가평의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갖고 차기 국가원수를 결정할 예정이다.후임으로는 라울 카스트로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카스트로 퇴임 후에도 쿠바의 현 사회주의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지글러 박사는 최근 쿠바를 방문한 뒤 작성한 보고서에서 "쿠바 지도부가 라울 국방장관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단결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쿠바 문제를 단순히 독재자가 사라지면 끝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