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무혐의] 특검 "김경준 이면계약서 美구치소서 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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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사건에 대해 특검은 검찰보다 강한 어조로 "이명박 당선인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수사당국이 '전혀 없다,확인했다'는 표현을 잘 사용 않는 게 관행이지만 특검은 BBK사건을 완전종결지으려는 강한 표현을 줄곧 사용했다.
BBK사건에 대한 '이명박특검'의 결론은 특검보의 말대로 "검은머리 외국인(김경준씨)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우롱당한 사람 중에) 포함됐다"는 것이다.특검팀 관계자는 "김경준씨 측은 특검수사를 '쇼'라고 했는데 바로 쇼의 (단독) 주체가 김씨"라고 주장했다.
◆도곡동 땅은 이상은씨 것
특검팀의 수사결과는 대부분 지난해 검찰 수사 내용과 같다.다만 검찰이 서면 조사에 그쳤던 이 당선인을 실제로 만났다는 점,김경준 전 BBK대표가 BBK투자금과 옵셔널벤처스 유상 자금 등을 미국으로 빼돌린 부분에 대해 자금 추적을 완성했다는 정도 등에서 차이가 난다.무엇보다 서울 도곡동 땅 중 이 당선인의 큰형인 상은씨 몫이 이 당선인의 차명보유 재산이 아니라고 못박았다는 사실이 가장 주목을 끈다.
특검팀은 상은씨가 이천시 영일목장 경영을 하면서 소를 팔고 두부 수출을 해 땅을 매입할 여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특검팀은 납유실적 자료,서울우유협동조합이 발행한 목장경영사실 증명서,일본 모리나가사가 작성한 상은씨의 두부 수출 중개 확인서 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또 "㈜다스 경영에 따른 공동 채무나 김씨가 경영하던 회사의 단독 채무에 도곡동 땅을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 있다"며 "제3자 소유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면계약서 감옥에서 작성한 듯
이 당선인이 'BBK의 실소유주'라는 결정적 증거라며 김씨가 송환되면서 들고온 이른바 '한글 이면계약서'는 김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때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특검 설명이다.
특검팀은 "김씨가 구치소에 있을 때 함께 수감돼 있던 신모씨를 조사한 결과, 신씨가 같은 내용으로 작성한 여러 문건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해 그곳에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특검팀 설명에 따르면 신씨는 조사에서 "김씨가 먼저 (수감자 이송 제도로) 한국에 가면 이명박 후보를 낙선시킬 결정적 증거가 있다는 소문을 퍼뜨려달라"며 "이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는 점을 입증해 주는 계약서를 봤다고만 하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는 것이다.특검 관계자는 "미국 구치소 측에 프린터 기종 등의 여부는 물어보지 않았으며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수사결과 달라야만 특검인가
검찰 수사를 사실상 답습한 이번 결과에 대해 일부에서 특검 무용론을 제기하자 특검팀은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한 특검보는 "우리가 이 특검을 만들고 들어온 것 아니다"며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고 검찰에서 조사한 것과 다른 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특검팀은 김경준씨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도 드러냈다.특검팀 관계자는 "김경준씨는 미국에 몰수 보존된 재산을 지키는 게 목적"이라며 "국내 검찰과 특검 수사, 미국 법정 증언 내용이 모두 다르고 모순된다"며 "범죄 수익이 모두 김씨에게 돌아가 이 당선인을 공범으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이 못한 주요 참고인 소환조사를 대부분 해내고도 특검이 새로 밝힌게 별로 없는 초라한 성적표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BBK사건에 대한 '이명박특검'의 결론은 특검보의 말대로 "검은머리 외국인(김경준씨)에게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이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우롱당한 사람 중에) 포함됐다"는 것이다.특검팀 관계자는 "김경준씨 측은 특검수사를 '쇼'라고 했는데 바로 쇼의 (단독) 주체가 김씨"라고 주장했다.
◆도곡동 땅은 이상은씨 것
특검팀의 수사결과는 대부분 지난해 검찰 수사 내용과 같다.다만 검찰이 서면 조사에 그쳤던 이 당선인을 실제로 만났다는 점,김경준 전 BBK대표가 BBK투자금과 옵셔널벤처스 유상 자금 등을 미국으로 빼돌린 부분에 대해 자금 추적을 완성했다는 정도 등에서 차이가 난다.무엇보다 서울 도곡동 땅 중 이 당선인의 큰형인 상은씨 몫이 이 당선인의 차명보유 재산이 아니라고 못박았다는 사실이 가장 주목을 끈다.
특검팀은 상은씨가 이천시 영일목장 경영을 하면서 소를 팔고 두부 수출을 해 땅을 매입할 여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특검팀은 납유실적 자료,서울우유협동조합이 발행한 목장경영사실 증명서,일본 모리나가사가 작성한 상은씨의 두부 수출 중개 확인서 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또 "㈜다스 경영에 따른 공동 채무나 김씨가 경영하던 회사의 단독 채무에 도곡동 땅을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 있다"며 "제3자 소유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면계약서 감옥에서 작성한 듯
이 당선인이 'BBK의 실소유주'라는 결정적 증거라며 김씨가 송환되면서 들고온 이른바 '한글 이면계약서'는 김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 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때 위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특검 설명이다.
특검팀은 "김씨가 구치소에 있을 때 함께 수감돼 있던 신모씨를 조사한 결과, 신씨가 같은 내용으로 작성한 여러 문건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해 그곳에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특검팀 설명에 따르면 신씨는 조사에서 "김씨가 먼저 (수감자 이송 제도로) 한국에 가면 이명박 후보를 낙선시킬 결정적 증거가 있다는 소문을 퍼뜨려달라"며 "이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는 점을 입증해 주는 계약서를 봤다고만 하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는 것이다.특검 관계자는 "미국 구치소 측에 프린터 기종 등의 여부는 물어보지 않았으며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수사결과 달라야만 특검인가
검찰 수사를 사실상 답습한 이번 결과에 대해 일부에서 특검 무용론을 제기하자 특검팀은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한 특검보는 "우리가 이 특검을 만들고 들어온 것 아니다"며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고 검찰에서 조사한 것과 다른 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특검팀은 김경준씨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도 드러냈다.특검팀 관계자는 "김경준씨는 미국에 몰수 보존된 재산을 지키는 게 목적"이라며 "국내 검찰과 특검 수사, 미국 법정 증언 내용이 모두 다르고 모순된다"며 "범죄 수익이 모두 김씨에게 돌아가 이 당선인을 공범으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이 못한 주요 참고인 소환조사를 대부분 해내고도 특검이 새로 밝힌게 별로 없는 초라한 성적표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