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럭셔리] 고출력 레이저로 전립선 제거

<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전립선클리닉 >

서울 신대방동에 사는 60대 전립선비대증 환자 윤모씨는 소변줄기가 약하고 하루에도 스무 번쯤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했다.1년 이상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줄기를 막아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던 지난 1월 서울대병원에서 운영하는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전립선클리닉을 찾아 HPS레이저 치료를 받았다.1시간이 채 못되는 시술이 끝나자 다음 날부터 소변줄기가 예전의 두 배 정도로 굵어졌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 불편도 씻은 듯 해소됐다.

전립선비대증은 요도 주위의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오줌길을 막는 질환이다.통상 60대의 60%,70대의 70%에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전립선조직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요도에 미치는 압력을 떨어뜨리는 약들로 우선 치료한다.

하지만 늦게 치료를 시작해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이런 경우엔 내시경을 통해 전기칼을 넣어 비대해진 전립선조직을 제거하면 효과가 확실하나 출혈과 통증이 심하고 주변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높은 게 문제다.

보라매병원 전립선클리닉 손환철 서울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HPS레이저 치료를 도입했다.

직경 7㎜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요도에 넣고 그 안으로 120W 고출력 레이저를 쏘아 전립선을 0.8∼1㎜씩 태워없애는 치료다.

이 클리닉에서 올 들어 평균 나이 65.5세인 15명의 환자를 이 방법으로 치료했더니 전립선조직의 25∼30%가 괴사되고 오줌이 배출되는 속도가 초당 8.2m에서 14.1m로 높아지며 배뇨 후 잔뇨량은 129.9㏄에서 92.7㏄로 감소하는 등 우수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

손 교수는 "기존 KTP레이저는 전립선 제거속도가 느리고 없앨 수 있는 조직의 양도 미흡했다"며 "HPS레이저는 출력이 50% 높아져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고 소개했다.이어 "HPS레이저 치료는 요도를 압박하는 부위를 선별해 제거하므로 수술에 비해 주위 조직을 손상시킬 위험이 매우 낮다"며 "치료가 늦어져 전립선이 100㏄ 이상(50대 평균은 약 20㏄)으로 커진 중증 환자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