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시장 디지털로 바뀐다


아날로그TV가 사라지고 디지털 TV(DTV)로 완전히 바뀌는 날이 멀지 않았다.미국(2009년) 프랑스(2011년) 등 세계 각국은 아날로그 TV 방송 송출시한을 정하고 모든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한국도 2012년 12월 이전까지 모든 아날로그 TV방송을 중단하고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한다.아날로그TV 종료일을 미국보다 약 4년 늦게 잡았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일 이후에는 모든 방송이 디지털로 송출되기 때문에 현재 대다수 가정이 쓰고 있는 아날로그TV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멋모르고 있다가는 집에 있는 TV의 모든 채널이 한순간에 먹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디지털방송은 기존 아날로그 방송에 비해 화질과 음향이 좋고 신호의 손상이나 잡음이 적다.따라서 아날로그 방송에서 커버할 수 없는 음영지역의 난시청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채널수도 크게 늘어 소비자들이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영국 IT컨설팅기관에 따르면 2007년 말 북미(미국,캐나다)의 디지털TV 보급률은 68%에 달하며 서유럽은 52%에 이른다.2012년까지 세계 TV보유 가구수의 43%인 5억400만가구가 디지털 TV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북미의 경우 2012년 보급률은 9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2009년 2월17일부터 모든 아날로그 TV방송을 중단하고 디지털 TV방송만 내보내도록 의무화했다.이에 따라 미국 내 모든 TV는 내년 2월16일까지 디지털 튜너 혹은 ATSC 튜너를 달아야만 한다.그렇지 않으면 TV를 전혀 볼 수 없다.미국은 작년 3월부터 모든 아날로그 TV 판매를 중단했다.2년 전부터 25인치 이상 HDTV에는 디지털 튜너를 붙여 판매하도록 했다.아날로그TV 셋톱박스 판매도 작년 7월1일부터 중단됐다.

현재 미국 전자상가 어디에서나 아날로그TV 수상기로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40~70달러의 변환기를 판매하고 있다.변환기는 방송국에서 보내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준다.

미국 통신정보관리청(NTIA)은 변환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인터넷사이트(www.Dtv2009.gov)를 통해 변환기 1개에 해당하는 40달러짜리 쿠폰을 한 가정당 최대 2개씩 나눠주고 있다.프랑스는 아날로그 TV 방송 시한을 2011년 11월30일로 정했다.전환을 빨리 끝내는 방송사에 추가 채널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저소득층에게 전환비용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서도 TV제조업체 등은 앞으로 TV 및 관련제품에'지상파 디지털 튜너'를 꼭 내장해야 한다.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정부가 튜너 설치비용 등을 지원한다.한국은 2001년 10월 선진국과 비슷한 시기에 디지털방송을 시작했지만 당초 2010년을 목표로 했던 디지털 방송 완전 전환 추진시기가 전송방식 논란 등으로 늦어졌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