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盧 前대통령 레드 카펫 밟으며 사저로

"정치 주제로 대통령 공격 않을것"

귀향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노사모 등 지지자와 시민 1000여명은 노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서울역에 모여들었다.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환영 행사장까지 100여개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리는 등 환영 분위기가 절정을 이뤘다.○…이날 오후 3시30분 봉하마을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는 주민들의 환호 속에 꽃다발을 전달받았다.마을 진입로를 시작으로 길가에는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수십 개의 플래카드와 노사모 회원들이 설치한 1만여 개의 노란 풍선이 걸렸다.

○…꽃다발 증정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되돌아 보는 5분짜리 동영상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축하 영상메시지가 상영됐다.행사장에 마련된 레드카펫을 밟고 등장한 노 전 대통령은 "여기서 제가 대통령을 잘했다,못했다 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열심히 하고 왔다"고 말했다.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저 때문에 고향사람들이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다 마음에 안 들더라도 예쁘게 봐달라.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봉하마을 노란풍선 환영 물결○…노 전 대통령은 귀향인사를 통해 "혁신과 개방,분권,교육과 평화체제를 구축했으나 국민들의 신임을 모두 얻지는 못한 것 같다"며 "앞으로 기득권 세력과 함께 일반 시민들이 함께 잘사는 진보 구축이 한국 민주주의가 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신의와 소신이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면서 "내가 가장 어려울 때 나를 지켜준 유시민 같은 사람이 필요한 시대"라면서 환영행사에 참석한 유시민 의원을 단상에 직접 올라오게 해 인사를 시키기도 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 노 전 대통령은 "매일매일 정치적 주제를 놓고 대통령과 정당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중요한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영나온 유시민 치켜세워○…노 전 대통령의 귀향에는 전ㆍ현직 장관급 20명과 국회의원,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비서관 등 150여명이 함께했다.노 전 대통령은 귀향 첫 날을 아들 건호씨 내외와 함께 보냈다.미국 유학 중인 건호씨는 퇴임에 맞춰 최근 일시 귀국,전날 저녁 부인,딸과 들어와 청와대에서 마지막 밤을 함께 보냈다.

이호기/김해=이심기ㆍ김태현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