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비자금 시한폭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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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비자금 시한폭탄' 째깍째깍“비자금 쇼크가 이제 오는구나”
한 삼성증권 투자자가 26일 증권포털사이트을 통해 내뱉은 말이다. 이날 금융감독 당국의 삼성증권 특별검사 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4.72% 크게 떨어졌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1% 가량 빠지는 동안 삼성증권은 무려 26% 넘게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
하지만 삼성 특검이 삼성증권 차명계좌 확인에 주력하면서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까지 실시될 것으로 보여 ‘비자금 쇼크’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은 삼성 비자금 의혹의 핵심에 놓여 있다.
이미 특검은 삼성 전현직 임원과 관계자 등 1800여명의 차명의심 계좌 3800여개를 추적해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5조원 규모의 뭉칫돈을 발견했으며, 김모 전 삼성전기 상무 등 4명은 이미 차명계좌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이 소액주주와 고객의 신뢰를 저버린 채 대주주의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증권 주주총회에 참석해 차명계좌 개설 및 이를 통한 증권거래법 위반 문제에 대한 경영진의 해명을 요구하고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엄중히 추궁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금감원 특별검사 결과에 따라 삼성증권에 대한 영업정지나 허가 취소 등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과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달 금감원에 삼성증권 조사요청서를 제출하고 허가 취소 등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자기 재산을 타인에게 빌려줘 일시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일),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등 증권거래법상 금지된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증권업 허가 취소에 해당한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주장했다.
또 삼성증권 임직원이 차명계좌에 관련됐거나, 삼성그룹 총수 일가와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이 상장계열사의 미공개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이용한 시세차익 취득 가능성이 높고, 이 역시 증권거래법상 영업정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검으로부터 차명의심 계좌와 관련해 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조사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현재 특별검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검사를 하게 되면 금융실명법이나 증권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