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파워 사장이 현대차에 던진 화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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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파워 사장이 현대차에 던진 화두는?"산 넘어 또 산"
미국의 저명한 자동차 평가사 J.D파워 설립자 제임스 데이브 파워3세(James Dave Power)는 27일 "고급차 구매자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현대차는 품질 보장은 물론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산 하나를 내려와 또다른 산 앞에 서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파워3세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글로벌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대차는 70년대 저가차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초기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품질이 형편 없는 차'란 오명으로 매출 급락을 불러왔다"면서 "이제 최상의 품질과 가치로 무장한 세계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만큼 다시 고객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파워3세는 1977년 현대차와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의 현대차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설명했다.
그는 "1973년 첫 방문 때 현대차에서는 포니 생산과 영국에서 수입한 포드 그레나다 조립이 한창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한 뒤 "그때 현대는 한국을 넘어 세계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한 작은 기업에 불과했었다"고 말했다.그는 또 "초기에는 그러한 회의론자들의 우려가 완전히 불식된 듯 저가차량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며 구매자들에게 무상서비스 혜택을 약속한 현대는 단기간에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며 미국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갔다"며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저렴한 가격 대신 품질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고객들 사이에서 '현대차를 구입하는 것은 결국 손해'라는 말이 무섭게 퍼져나갔다"고 회상했다.
파워 3세는 "피아트, 리놀트, 유고, 아메리칸 모터스와 같이 미국 시장에서 ‘품질이 형편없는 차’라는 오명을 끝내 벗을 수 없었던 사례는 수 없이 많다"면서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한 번 잃으면 다시 얻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1991년 울산의 임직원들과 함께 현대의 난관을 해결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을 당시 어둡고 북적대던 강당에서 접이식 의자에 일렬로 앉은 500명의 직원들과 마주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현대가 고객 파악에 얼마나 미숙하였는지 차트를 보며 설명하던 그 순간, 암담한 현실을 바꾸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현대차에 대한 고객인식이 결코 바뀌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당시 매출 회복은 마치 불가능한 꿈과 같았고, 많은 사람들이 너무 멀리, 또 너무 빨리 나아가려 했던 현대차의 종말을 전하기도 했다는 것.
그는 "그 후 현대차를 방문했을 때 품질에 전력을 기울인 임직원 모두의 확고한 노력과 의지가 기업 전체를 마침내 변모시키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바로 기업 문화의 실질적 변화를 모색하며 실천한 핵심실행과제가 현대차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10년 10만 마일 보증 제도’를 통해 품질 보장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약속이 그 어떤 경쟁업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했다는 것.끝으로 그는 "이제 중저가 시장에서 벌이는 도요타, 혼다와의 경쟁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이 될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남아 있다"면서 "'10년 보증’ 서비스와 같이 다시 한 번 고객의 기대와 그 이상을 실현해야 할 때가 또다시 도래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