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시장내 중고차 가격 도요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6월 럭셔리카 '제네시스' 판매 앞두고 보증 프로그램 도입

현대자동차가 미국시장 내 중고차 값을 일본 도요타 등 최고 자동차 메이커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했다.오는 6월 현대차의 첫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 미국 판매를 앞두고 글로벌 톱 브랜드 수준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중고차보증프로그램(Certificated used-car program)을 미국 시장에 전격 도입,안정적인 중고차 값 유지를 지원키로 했다.또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음 달부터 잠재 고객들에게 폭넓은 제네시스 시승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많은 고객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아야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병기 현대.기아차 부회장은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오토모티브 컨퍼런스'에서 "현대차 품질이 세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시장에서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서 부회장은 "구매 경험자의 50% 이상은 다시 현대차를 사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데,이는 도요타 차와 거의 같은 수준"이라며 "10년 전에 각인된 현대차 품질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깨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신종운 현대.기아차 부사장은 이와 관련,"새로 도입된 중고차보증프로그램은 현대차 고객이 보유 차량을 팔 때 현지 딜러점에서 자동차 상태를 점검한 뒤 보증하는 것으로 신차와 비교한 중고차 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제네시스가 본격 판매되는 6월께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값(2005년 모델 기준)은 신차 판매가격의 75% 안팎에 불과하다.줄잡아 90% 수준인 도요타 등 일본차에 비해 크게 낮아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걸림돌이 돼 왔다.현대차는 신차에 대해서는 파격적으로 10년.10만마일 보증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아울러 본격 판매 3개월 전인 3월부터 제네시스 시승차를 미국 시장에 보내 시승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했다.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40대 이상의 잠재 고객층에게 가급적 많은 시승 기회를 제공,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앞서 현대차는 잠재 고객과 딜러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제네시스 미국 대륙 횡단 시승행사를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미국 품질조사기관인 JD파워 창립자인 제임스 파워3세는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현대차가 진실한 노력으로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어 냈다"며 "제네시스를 통해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사전트 JD파워 부사장은 "도요타의 예에서 볼 때 자동차 품질이 뛰어나도 소비자가 이를 알게 되고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그는 △차별화된 스타일과 최고의 인테리어 △벤츠.렉서스와 같은 기술적 리더십 △하이브리드 카 등 친환경 기술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