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대적 감세정책 … 소득 · 법인세 최대 75% 삭감

홍콩이 소득세와 법인세를 한시적으로 최대 75% 삭감하는 등 대대적인 세금 인하에 나섰다.싱가포르와 대만도 법인세 인하 경쟁에 뛰어들며 한국과의 허브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리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기획재정부 장관격인 존 탕 홍콩 재정사장이 오는 3월 말 마감인 2007년 회계연도분에 한해 개인소득세와 법인세 및 부동산세를 75% 삭감하겠다고 밝혔다고 28일 보도했다.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비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이번 일회성 세제 인하에 드는 비용은 180억홍콩달러(약 2조2000억원)로 추산된다.지난해 1156억홍콩달러에 달한 재정수지 흑자가 재원이다.홍콩은 20% 이상 오른 부동산 가격 등에 힘입어 막대한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

이번 일회성 세제 인하 외에 홍콩은 2008년 회계연도부터 고소득자에게 부과하는 소득세를 기존 16%에서 15% 수준으로 인하하고 법인세도 17.5%에서 16.5%로 낮출 계획이다.

홍콩의 세금 인하는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해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 따른 선제적 경기방어 성격도 갖고 있다.홍콩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6.3% 상승하며 4년래 최저를 기록했다.홍콩 외에 대만과 싱가포르도 법인세 인하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등 아시아에 '감세 바람'이 불고 있다.싱가포르는 최근 법인세를 20%에서 18%로 낮춰 시행 중이다.대만도 현행 25%인 법인세를 7.5%포인트 대폭 인하한다는 방침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홍콩은 와인과 맥주에 부과했던 80%의 주류세를 폐지하고 홍콩을 세계 고급 와인무역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