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무회의 '화두' 경제살리기…193개 과제 액션플랜 이달 완료


이명박 정부의 첫 국무회의 주제는 '경제살리기'였다.

민주화니 통일이니,외교ㆍ안보니 하는 과거 정부의 핵심 아젠다는 회의 안건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회의는 시종일관 '경제살리기'를 위한 실천 계획표와 당면 민생 현안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헌법에 규정된 국무위원 수를 채우기 위해 참여정부 각료 4명을 함께 앉혀놓고 개최한 '모양 사나운 회의'였지만 내용만큼은 경제 회생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할 193개의 국정과제 시행계획을 이달 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주택대출금리 동결ㆍ유류세 10% 인하

◆서민생활 안정이 최우선

첫 국무회의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서민생활 안정대책이었다.거의 모든 부처가 서민들의 민생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들을 쏟아냈다.

정부는 우선 전세최우선변제금 한도를 현행 최대 1600만원에서 더 높이기로 했다.

현재 주택임대차최우선변제금은 수도권의 경우 전세보증금 4000만원 이하시 1600만원,광역시는 3500만원 이하시 1400만원,기타 시ㆍ도는 3000만원 이하시 1200만원으로 규정돼 있다.정부는 또 현재 12%로 묶여 있는 상가 임차료 최고 인상폭을 10% 등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주택 토지 등 부동산뿐 아니라 원료 반제품 기계 등 동산이나 매출채권 등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동산ㆍ채권담보제도 도입도 서두르기로 했다.

서민 채무자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고리대금업자를 근절하기 위해 현행 연 49%(등록대부업자 최고이자율)와 30%(미등록대부업체 및 개인 간 최고이자율)로 규정한 등록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위반사례를 색출해 처벌키로 했다.

정부는 또 서민들의 주택대출 이자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의 대출이자율을 현행 연 5.2%(전세자금 대출은 연 4.5%)로 동결키로 했다.

현재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자금 관련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가구는 주택구입 28만가구,전세 26만가구 등 모두 54만가구이며 대출 자금규모는 총 60조여원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금리 평균이 연 6.84%이고,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금리가 연 6.7%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금리동결 조치는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전력 등 17개 중앙공공요금을 동결하고 가스 등 지방공공요금 11종도 인상을 억제토록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키로 했다.

이 밖에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통신시장 신규 진입 확대를 통해 통신요금 인하 유도 △고속도로 출퇴근 통행료 50% 인하 △학원수강료 표시제 이행여부 특별지도△점검 △고철 철근 등 매점매석품목 고시 △재래시장 카드 수수료 인하 추진 △물가안정을 위해 국세청 등으로 구성된 현장확인반 운용 등을 추진키로 했다.

출자총액 제한제도 상반기 폐지

◆규제개혁 속도낸다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한 비책으로 제시했던 규제개혁은 최대한 빨리,확실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가경쟁력강화회의를 매달 개최해 대통령이 직접 규제개혁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집중적으로 개혁할 규제분야는 산업단지,공장설립,금융,방송,통신 등 경제살리기에 파급효과가 큰 곳들을 선정했다.

규제개혁을 보다 신속하게 하기 위해 여러 법령에 산재된 '덩어리 규제'를 일괄처리할 수 있게 하는 '규제개혁촉진법'(가칭)을 제정키로 했으며 행정규제기본법을 전면 개정해 규제품질을 개선키로 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던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상반기 중 철폐하기 위해 조만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출총제 폐지를 못박고 나선 것은 출총제가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찍혀온 상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너지외교 강화ㆍ공기업 투자 확대

◆장기성장 대책도 추진

에너지ㆍ자원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ㆍ자원 부국에 상주공관을 신설키로 했으며 에너지협력 우선 추진국가를 선정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경제살리기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엄정한 법집행 관행을 정립키로 했다.

노동자와 사용자,정부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참여하는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새로운 노사문화를 창조하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비자제도나 외국인력제도를 개선해 우수인재 유치와 숙련인력의 안정적 공급을 지원하는 것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향후 우리 경제의 '알짜배기'가 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추진키로 했다.

민간수요조사,미래시장 분석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 후보군을 발굴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정부는 또 이달 중 공기업들의 투자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내달 중 중소기업ㆍ서비스산업 활성화대책을 확정짓기로 하는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올 한 해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기본계획을 담은 '경제운용방향'은 15일까지 확정키로 했다.경제운용방향에는 유류세 인하 등 5대 서민생활비 부담 경감 방안과 함께 감세와 규제완화,서비스산업 생산성 제고 등을 위한 구체적 실천계획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