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을 빅매치 … 정몽준 "새 정치인생 쓰겠다" · 정동영 "깨끗한 경쟁 하겠다"

정동영과 빅매치, 한나라 차기 당권 '승부수'
오는 4·9총선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울산에서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키로 한 것이다.이곳은 통합민주당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이미 전략공천,수도권 남부를 공략하기 위한 축으로 삼은 지역이어서 양당의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정 최고위원은 16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강재섭 대표와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안정적 의석을 얻어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서울 동작에서 정치적 인생을 새로 쓰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로써 민주당이 내세운 '수도권 남북 투톱전략'을 봉쇄할 진용을 구축했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박진 의원을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 출전시키기로 한 데 이어 정 최고위원을 동작을에 투입해 민주당의 수도권 바람몰이를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한나라당은 정 최고위원과 정 전 장관이 동작을에 동반 출마할 경우를 대비해 여론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동작을에 내정한 이군현 의원은 경남 통영.고성에 공천됐다.

'동작을 대결투'는 개인적 악연의 재연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두 사람은 2002년 대선 때의 껄끄러운 앙금이 남아있다.

정 최고위원은 당시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노무현 후보가 명동 유세에서 "우리에게는 추미애,정동영도 있다"고 말한 직후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한 적이 있다.

정 최고위원은 "정 전 장관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분"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울산을 교육과 문화도시로 만들었듯이 서울시,정부와 머리를 맞대 동작을도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찾아 교육과 문화의 지역구로 만들겠다"고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정 전 장관도 정 최고위원의 출마에 대해 "깨끗한 경쟁,좋은 경쟁을 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저와 상대 후보가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것,살아온 길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동작을 격전은 정 최고위원의 당내 입지나 정치적 미래도 가를 수 있어 주목된다.

정 최고위원은 당의 부름에 부응하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일단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오는 7월 당 전당대회에서는 당권에 도전하거나 차기 대선 후보까지 노릴 수 있다.

김홍열/강동균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