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드레싱' 효과 기대 어려워

올해는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3월 결산을 앞두고 펀드 수익률을 관리하는 '윈도 드레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등 외부 변수가 국내 증시를 압박해 시장 상황이 너무 불안하기 때문이다.지난 14일 코스피지수가 어렵게 1600선을 지켰지만 이번 주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한껏 증폭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600선의 지지 여부가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펀드 수익률 관리에 나설지를 결정 짓는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달 기관들은 대체로 순매수'윈도 드레싱'이란 기관들이 3월 결산기를 앞두고 보유 종목의 종가 관리 등을 통해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일반투자자에겐 어느 정도 주가 하락을 견제하는 안전판이 되는 셈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14일까지 10거래일 동안 5일이나 하락했지만,기관들은 대체로 주식을 순매수하는 모습이다.은행 보험 투신 등은 8일간,증권사는 7일간 순매수했다.

특히 3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가장 큰 폭(43포인트)으로 떨어진 지난 13일엔 기관이 1300억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지수 방어에 힘을 발휘했다.

이날 은행만을 제외하고 보험 증권 투신 등이 모두 순매수를 나타냈다.기관들이 지금까지는 '윈도 드레싱'을 통해 수익률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3월 초 10거래일 중 기관 순매수일이 사흘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까지의 흐름은 분명히 긍정적인 조짐"이라고 설명했다.


◆1600선 지지 여부가 관건

그렇지만 장세가 불투명한 만큼 기관들이 수익률 관리를 본격화할 것인가는 코스피지수 1600선 지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주요 기관들의 펀드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보다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윈도 드레싱'을 기대해볼 수 있긴 하지만 기관들이 1600선 지지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인 수익률 관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1600선 지지는 18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FOMC 회의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폭이 얼마로 결정되고 FOMC 회의 결과를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초까지는 변동 클듯

투자자들의 이목이 미국 변수에 쏠려 있는 만큼 이번 주 증시는 초반에는 변동성 높은 장세를 연출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기관들의 '윈도 드레싱'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중반 이전에는 시장이 의미있는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략 18일 전까지는 시장이 계속 불안한 모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변수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올 경우 기관들의 발빠른 대응도 가능할 것이란 조심스러운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변수들이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가져와 1600선이 지지될 수 있다는 점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이번 주 후반부터라도 '윈도 드레싱'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