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에 장기전세 1만가구 나온다

이르면 2010년부터 서울 시내 역세권 139곳에 장기 전세주택(브랜드명 시프트) 1만여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7분 이내 거리의 역세권 지역에 장기 전세주택을 집중 공급키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2010년까지 2만3248가구의 장기 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어 향후 장기 전세주택 보급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시에 따르면 2010년부터 공급될 전세주택의 대상 부지는 마포구 대흥역이나 동작구 사당역 주변처럼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묶여 있는 시내 역세권 지역이다.

특히 용도 지역상 제2~3종 일반 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이 해당된다.용적률은 용도지역 상향 등을 통해 최대 500%까지 올려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현행 용적률이 200%임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규모다.

서울시는 이렇게 늘어나는 용적률의 50~60%를 장기 전세주택이 차지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장기 전세주택은 전용 60㎡ 미만을 50% 이상 건립해야 한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민간사업 시행자가 분양 주택이나 상가 등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다.

장기 전세주택은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표준 건축비로 시가 매입하며 토지 지분도 기부채납 방식을 통해 서울시로 귀속된다.서울시는 용적률 완화 이외에 20년 이상 건축물 수가 2분의 1 이상(기존 3분의 2 이상)만 되더라도 공동 주택을 건립할 수 있도록 하고 도로에 인접한 건물의 경우 도로 폭의 1.5배 이상 올릴 수 없도록 한 규정도 적용하지 않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시는 이런 방식을 통해 전용 59㎡ 6000가구,84㎡ 3000가구,115㎡ 1000가구 등 장기 전세 1만가구와 일반 분양 3만가구 등 총 4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이번 계획에 대한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7월까지 도시계획조례와 관련 지침을 개정,이르면 2010년부터 역세권 장기 전세주택을 공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방침에 역세권 과밀화나 자칫 잠잠하던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하철역 중심으로부터 250m 권역만 준주거지역까지의 용도 상향을 허용하고 나머지 500m 권역은 도시 건축공동위원회를 통해 주변 여건을 감안,완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조건으로 창조적 도시 디자인을 위한 현상설계 실시와 어린이.노인시설을 비롯한 커뮤니티 시설 설치 등 2개 조건을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기 전세주택 '시프트'는 서울시가 주변 전세가의 80% 이하로 20년간 장기 거주를 보장하는 신개념 주택이다.

기존 임대주택과는 달리 전용 59㎡부터 114㎡까지 다양한 데다 당첨 이후에도 청약 기회가 상실되지 않아 지난해 청약 경쟁률이 평균 7 대 1에 달할 만큼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청약 자격은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주로서 청약저축 통장에 가입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