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새우깡 뿐일까" … 소비자 불안 증폭

농심 '노래방 새우깡' 이물질 검출 사건으로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농심의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반(半)제품 원료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게다가 올 들어 일본에서 중국산 농약 만두파동이 일어났고,미국에선 중국산 막대사탕에서 면도날 조각이 발견된 적도 있다.때문에 식품업체들은 일제히 국내외 생산공정에 대한 위생점검을 강화하는 등 이물질 사태 확산을 차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새우깡 매출 급감

전량 국내에서 만드는 다른 새우깡도 '노래방 새우깡'의 불똥이 튀고 있다.롯데마트는 이물질 사건이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18일 새우깡 제품(일반 새우깡,매운 새우깡,미니팩,쌀 새우깡) 매출이 60%나 급감했다.

56개 매장에서 점포당 1만원어치가 팔리는 데 그친 셈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김 모씨는 "다른 새우깡들은 부산공장에서 생산되지 않는다곤 하지만 아무래도 찜찜해 타사 제품을 샀다"고 말했다.

◆고구마깡도 중국산 반제품

현재 중국 현지공장을 가동하는 대형 식품업체는 농심을 비롯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등.사건의 진원지인 농심은 칭다오공장에서 노래방 새우깡 반제품뿐 아니라 고구마깡도 반죽 후 건조한 반제품을 반입하고 있다.반입량은 연간 30만 박스,50억원어치다.

오리온도 베이징.상하이공장에서 연간 '카스타드' 200억원어치,'미(美)카카오케익' 20억원어치를 생산,포장까지 마친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온다.

해태제과는 쌀과자 '햇살'과 '오트렐' 등 이 중국 OEM 제품이지만 해태 브랜드여서 소비자들은 해태제과 제품으로 알고 산다.

롯데제과는 베이징과 칭다오,상하이 등지에서 오징어땅콩 등을 생산해 완제품으로 들여오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CJ제일제당 크라운제과 등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전량 현지에서 판매하고 국내에 수입하진 않고 있다.

◆반제품은 원산지 표기 안해

식품업체들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공정검사를 철저히 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도 중국 공장이 외부에서 들여오는 원재료에 대해 철저한 검사를 거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을 국내로 반입할 때는 샘플링 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에는 올 들어 중국산 김치와 참치,참기름,농산물 등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등의 민원이 10건이나 접수됐다.

지난해에도 42건에 달했다.

또 반제품 형태로 수입한 제품 포장에 원료가 중국산이란 문구만 표기돼 있는 것도 문제다.

농수산식품부의 '농수산물원산지 표시요령'에 따르면 수입 완제품은 생산지와 판매지를 나눠 적도록 했지만,반제품을 적는 규정이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원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만든 것으로 혼동한다는 지적이다.

◆제과업체들 위생관리 초비상

농심이 중국산 반입물량에 검사를 소홀히 한 책임은 면할 수 없다. 특히 중국산이라 해도 농심의 자체 공장에서 가져왔다. 이 때문에 제과.스낵 업체들은 국내외 생산공장에 대해 긴급 위생점검에 나섰다.

해태제과는 19일부터 사내 품질관리 기구인 안전보장원 주도로 전국 생산라인에 대해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롯데제과도 조만간 원료에서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기린은 내주 중 '쌀로본''쌀로랑'의 중국 반제품 생산공장과 가공.포장공장에 전문가를 파견,위생상태를 점검한다.

유재혁/송태형/김진수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