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 달러 산다 ‥ 日개인 외화예금 급증

'와타나베 부인'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달러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와타나베 부인은 해외 투자에 나선 일본의 주부들을 뜻하는 용어로 일본의 개인투자자를 대표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최근 일본의 달러예금이 늘고 있으며 외화예금 계좌를 열어두고 달러 매입시점을 저울질하는 개인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미쓰이스미모토 은행은 최근 달러 예금 잔액이 하루 평균 1020만달러(10억엔)씩 늘어나 작년 12월 말에서 지난 2월 말 사이에 10%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리소나 은행도 고객들의 외화예금 개설이 늘고 있으며,달러화가 예치된 외화예금 계좌 수의 경우 지난 몇 주간 4배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 전부가 새로 개설한 외화예금 계좌를 사용하고 있진 않다"면서 "일부는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쓰비시UFJ도쿄 은행은 작년 10월 말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예금 잔액이 10% 증가했다며 특히 엔ㆍ달러 환율 108엔 선이 깨진 작년 11월 말부터 달러 예금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작년 6월에 비해 22%나 뛰었다. 그만큼 달러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FT는 환율 전문가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일본인 개인투자자들이 달러 저가 매수에 뛰어들 시간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트레스너 클라인보르트의 세바스티안 게일리 선임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90엔대 초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약 원자재 가격이 조정을 받는다면 호주나 뉴질랜드 통화로 바뀌어 투자돼 있는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청산되면서 엔화가 더 강세(달러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