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ㆍ본 변경했는데 옛 아버지 이름이…

몇년전 재혼한 김모씨(여)는 최근 법원에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새 남편 것으로 바꿔 달라며 '변경허가 청구'를 해 새 아버지에 맞춰 바꿨다.

하지만 김씨는 성ㆍ본 변경 뒤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받고 깜짝 놀랐다.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옛날 아버지가 그대로 기재돼 있었기 때문.

올해부터 자녀의 성과 본을 새 아버지의 것으로 바꿀 수 있게 민법이 개정돼 전국 법원에 성ㆍ본 변경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성ㆍ본 변경신청은 총9353건.이 중 연예인 김미화씨 등 2756건이 성ㆍ본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성ㆍ본 변경 만으로 가족관계등록부 등 관련 서류의 기재사항마저 바뀌는 게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를 없애려면 새 아버지가 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우선 친양자 입양을 하려면 재혼한 지 1년 이상이 돼야 하고 자녀의 나이가 15세 미만이어야한다.

또 자녀 친아버지(전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세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가정법원에 가서 친양자 입양청구를 해야 한다.

법원이 이 청구를 받아들이면 친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법적 친자관계가 완전 종료된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성과 본은 자동적으로 새아버지의 것으로 바뀐다.

김씨처럼 가족관계등록부에 친아버지가 나오지도 않게 말끔히 정리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친아버지 재산 등에 대한 상속을 받지 못한다.

법원행정처의 한 판사는 "친아버지와의 법률적 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에 재산을 전혀 상속받지 못하는 불이익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