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세계화… 함께 잘살면 안되나요?

'우리는 현재의 세계화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세계화 과정은 각 국가는 물론이고 국가 내부에서 다양한 불균형을 낳고 있기 때문이며,이는 '부가 창출되고 있지만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가 또는 국민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다.

그의 최근작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홍민경 옮김,21세기북스)는 현재의 세계화 과정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현재와 다른 세계가 필요하고,또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세계화 방식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모두 다섯 가지.선진국에 편향적인 규칙으로 인한 일부 빈곤국의 빈곤 심화,물질적 가치를 우선함으로써 발생하는 환경 문제의 무시,자국민들에 대한 주권 행사 제한과 이에 따른 민주주의 저해,경제적 패자 양산,전 세계에 미국식 시스템을 강요하는 부당함이다.석학의 작품이고 풍부한 사례와 객관적 자료들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 과정에 대해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을 이해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저자는 결론에 해당하는 10장의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세계화'에서 소수 부자들과 권력가들을 위한 세계화가 아니라 극빈국을 포함한 '전 인류를 위한 세계화'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은 경제학에서 오랫동안 진실로 통해온 '트리클다운 경제학 이론' 즉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는 한 '모든 사람이 이익을 누린다'는 이론을 거부할 것과 제대로 된 세계화 방식을 위해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특히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새로운 세계를 위한 세계사회협약이 필요하며,여기에는 무역체제의 공정성을 위한 선진국의 노력,지구온난화에 대한 선진국의 책임 강화,GDP의 7%를 빈곤국에 제공하는 약속 이행 등이 들어 있다.

저자는 2004년 1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의 주장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슬로건의 이론과 실현 가능한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주장의 기초인 '세계화가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필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한때 중국의 빈곤 인곤층은 인구의 3분의 2인 6억명 이상이었다.

하지만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세계화의 확대와 교역 증대는 1억4000만명 정도를 빈곤으로부터 해방시켰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일이 아니라 개도국과 빈곤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상이다.

지난 1월24일자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우리가 '무지개의 어느 곳에 있다'는 비유를 들 정도로 세계화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화의 문제가 무엇이건 '세계사회포럼'의 또 다른 세계와 더 나은 세계는 더욱 고통스러운 세계일 뿐"이라는 문장을 저자와 독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531쪽,2만5000원.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