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왜 이렇지] 화장품은 왜 21·23호로 구분할까

화장품은 13호.21호.23호.31호 등의 숫자로 색상을 구분한다.

파운데이션,파우더 팩트,트윈 케이크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은 내추럴 베이지,핑크 베이지,아이보리 등 다양한 색상이 있지만 숫자 표기가 일반적이다.왜 간단히 1.2.3도 아니고 복잡하고 기억하기 어려운 숫자로 구분할까?

국산 기초 메이크업 제품은 1916년 박승직(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조부)이 개발한 '박가분'이 효시.변변한 화장품이 없던 당시 '박가분을 바르면 주근깨 여드름 등 잡티가 사라지고 매우 고와진다'는 신문 광고로 신여성들에게 최고 인기 상품이 됐다.

이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화장품 업체들은 여성의 피부에 맞춰 10호(핑크).20호(베이지).30호(브라운)로 나누고,뒷자리에 1~3을 붙여 밝기를 구분했다.즉 숫자 앞자리는 색상을,뒷자리는 톤을 나타내는 것이다.

1980년대에는 '아모레 아줌마''쥬단학 아줌마' 등 방문판매원들이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호수는 '분'을 굽는 시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11.13호보다 31.33호가 오래 구우니 더 짙어진다는 것.이런 화장품 구분법은 국내에서만 쓰인다.미국 일본에도 O00.O10.NC.NW 등 다양한 표기법이 있다.

화장품 색상에 국제 기준이 없는 이유는 국가.인종.브랜드.시즌별로 색조와 트렌드가 제각각이라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