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정책에 음식료株 허리 휜다

정부가 최근 성장보다 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음식료 업체들의 전망이 어둡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무리한 성장보다 물가관리 등 안정적인 경제운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21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는 서민생활과 직결된 주요 생필품 품목을 선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곡물 및 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음식료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물가 안정 정책은 음식료 업체들의 허리를 더욱 휘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정책은 국제 곡물가격, 유가, 환율 상승에 이물질 파동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음식료 업체의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기업 친화적 정책은 수출 위주의 대기업 중심이며, 음식료 업체들은 실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의 투자 대안으로 KT&G와 하이트맥주를 꼽았다. 그는 "KT&G는 기업 신뢰도가 높고, 담배와 인삼은 물가 안정 정책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하이트맥주의 경우 진로 기업공개(IPO) 이슈가 있어 악재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필수 소비재 성격이 강한 라면 업체 농심과 밀가루 업체 CJ제일제당에 특히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 봤다.

그러나 그는 "곡물값과 환율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쌓여 있기 때문에 원가 부담을 회사만 껴안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번 물가안정 대책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농심은 전 거래일 대비 1.1%(2000원) 내린 17만90000원으로 장을 마쳤고, 동원F&B는 2.12%(800원) 떨어진 3만7000원, 오리온은 2.59%(4500원) 하락한 16만9500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3.15%(7000원) 오른 22만9000원에 마감했고, 하이트맥주는 3.11% 올랐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