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밑에 팀원’ 30명이 적당?

펩시콜라 멕시코 법인 산하의 쿠키판매업체 지메사는 지난해 팀장 한 명이 평균 56명의 직원을 관리하는 형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엔 팀장 한 명이 관리하는 직원수는 평균 12명이었다.단숨에 팀장의 관리범위를 5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보스 한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부하의 적정수는 7~10명'이라는 경영학의 불문율을 깨는 조치였다.

하지만 조직개편 이후 지메의 생산성은 1.5배 가량 향상됐다.월스트리트저널은 상사 한 사람이 직접적으로 지휘ㆍ감독할 수 있는 부하의 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기존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중앙집권식 의사결정에서 탈피해 팀원들의 자율성이 강조되고 이메일 등을 통한 의사소통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전 조직관리론이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90년초 '리엔지니어링'을 처음으로 주창하며 업무프로세스 재설계(BPR) 열풍을 불러온 경영학자 마이클 해머는 "현대 조직관리론에서 물리적인 관리범위의 정답은 없다"며 "팀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함으로써 관리자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덴마크 오르후스 경영대학원의 발레리 스미트 및 프레드릭 와진스키 교수가 최근 유럽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직 디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한 명의 보스가 관리하는 직원들의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음을 발견했다.

하이테크 기업의 경우 한 명의 팀장이 관리하는 평균 직원수가 1997년 24.4명에서 최근엔 30명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팀장의 관리범위가 확장되는 배경엔 팀원들의 역량 강화와 지식의 보편화,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 등이 자리잡고 있다.팀원들의 역량이 높아지고 인트라넷(인터넷 기반의 내부통신망) 등을 통한 업무지식 공유가 보편화되면서 사사건건 팀장의 간섭을 받는 대신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는 추세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등을 활용,팀장과 팀원간 의사소통도 손쉽게 이뤄지고 있다.

관리자의 관리범위를 넓히기 위해선 팀장의 역할 변화가 필수적이다.관리자 1명당 평균 24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미국 법무컨설팅사 코너스톤 리서치의 신디 졸링거 사장은 "팀장의 역할이 상명하달식 지시를 내리는 것에서 팀원들의 업무를 독려해 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