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파업 '법대로 처리'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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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안츠생명이 노조 파업에 불법으로 참여한 150여명의 지점장에게 해고 등의 중징계 조치를 내리기로 한 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지점장을 설득시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향후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알리안츠는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27~28일 전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지점장들에게는 정상을 참작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재계 일각에서는 "끝까지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지만 불법 시위ㆍ파업에 대해 엄단 의지를 피력하던 대통령이 두 달간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파업에 불법 참여해온 지점장들을 다시 설득하라고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회사 경영이 그만큼 심각한 위기라는 이유에서다.
유럽상공회의소 장 마르티제 회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관계를 엄격하게 법치주의로 해결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사측,"불법과 타협 없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알리안츠생명이 성과급제도 시행 문제로 800명이 파업하고 있는데 이들 중 노조에 가입이 안 된 지점장(160여명)도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법적으로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설득시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다고 했는데 지점장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설득 주문'을 전해들은 알리안츠생명의 정문국 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최후통첩 시한이 지났지만 27~28일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지점장들은 정상을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 22일 노조원 신분이 아니면서도 노조의 파업에 불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167명의 지점장들에게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 등 중징계 조치를 취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하지만 25일까지 업무에 복귀한 지점장은 모두 16명에 그쳤다.
나머지 150여명은 아직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지점장들의 대규모 해고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며 "지점장 해고는 회사 측으로서도 뼈아픈 손실인 만큼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번 더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해고를 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 지점장을 설득해 복귀하도록 해보고 그래도 어쩔 수 없으면 법과 원칙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보험영업에서 지점장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불법으로 2개월간 자리를 비워 영업공백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60일간 기다렸다면 충분한 것 아니냐.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노조 "불법 아니다" 강경 대응
노조 측은 지점장의 파업참가를 불법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현우 노조 부위원장은 "(지점장이 비록 단체협약상 노조원 범주에 포함되지 않지만) 지점장이 조합원으로 인정받은 과거 판례도 있다"며 "지점장 파업참가의 불법 여부는 법적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노사교섭을 통해 파업을 해결하길 원한다"며 "성과급제 시행과 관련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이 계속 양보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조는 수정안에서 임금인상분의 차등지급 폐지를 요구했다"며 "이는 호봉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에 찬물" 우려도
경제계는 알리안츠의 대규모 노사분규 사태가 터져 나오자 확산되고 있던 노사 협력 분위기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사회 전반적으로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고,일자리도 늘리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이번 파업 사태가 시기적으로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한 금융사 임원은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가로막는 첫째 장애요인이 노사문제와 고임금"이라며 "고임금을 받는 금융회사에서,더욱이 외국계 기업에서 터져나온 대규모 노사분쟁은 외자유치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알리안츠는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27~28일 전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지점장들에게는 정상을 참작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재계 일각에서는 "끝까지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지만 불법 시위ㆍ파업에 대해 엄단 의지를 피력하던 대통령이 두 달간 설득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파업에 불법 참여해온 지점장들을 다시 설득하라고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회사 경영이 그만큼 심각한 위기라는 이유에서다.
유럽상공회의소 장 마르티제 회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관계를 엄격하게 법치주의로 해결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사측,"불법과 타협 없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알리안츠생명이 성과급제도 시행 문제로 800명이 파업하고 있는데 이들 중 노조에 가입이 안 된 지점장(160여명)도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법적으로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설득시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다고 했는데 지점장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의 '설득 주문'을 전해들은 알리안츠생명의 정문국 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최후통첩 시한이 지났지만 27~28일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지점장들은 정상을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 22일 노조원 신분이 아니면서도 노조의 파업에 불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167명의 지점장들에게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 등 중징계 조치를 취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하지만 25일까지 업무에 복귀한 지점장은 모두 16명에 그쳤다.
나머지 150여명은 아직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지점장들의 대규모 해고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며 "지점장 해고는 회사 측으로서도 뼈아픈 손실인 만큼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번 더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해고를 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 지점장을 설득해 복귀하도록 해보고 그래도 어쩔 수 없으면 법과 원칙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보험영업에서 지점장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불법으로 2개월간 자리를 비워 영업공백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60일간 기다렸다면 충분한 것 아니냐.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노조 "불법 아니다" 강경 대응
노조 측은 지점장의 파업참가를 불법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현우 노조 부위원장은 "(지점장이 비록 단체협약상 노조원 범주에 포함되지 않지만) 지점장이 조합원으로 인정받은 과거 판례도 있다"며 "지점장 파업참가의 불법 여부는 법적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노사교섭을 통해 파업을 해결하길 원한다"며 "성과급제 시행과 관련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이 계속 양보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조는 수정안에서 임금인상분의 차등지급 폐지를 요구했다"며 "이는 호봉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에 찬물" 우려도
경제계는 알리안츠의 대규모 노사분규 사태가 터져 나오자 확산되고 있던 노사 협력 분위기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사회 전반적으로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고,일자리도 늘리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이번 파업 사태가 시기적으로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한 금융사 임원은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가로막는 첫째 장애요인이 노사문제와 고임금"이라며 "고임금을 받는 금융회사에서,더욱이 외국계 기업에서 터져나온 대규모 노사분쟁은 외자유치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