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ㆍ하나銀 '개성공단의 결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대북 사업 선점을 놓고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이 '동북아 금융네트워크' 구상을 밝히며 개성공단 진출 업체를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하자 개성공단 내 유일한 지점을 운영 중인 우리은행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8일 개성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 사업에 200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대출한다.

이에 뒤질세라 하나은행은 31일 또 다른 개성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 사업에 100억원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8월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내놓은 개성공단 관련 특화 상품인 '개성공단 V론'을 통해 현재까지 4개 업체에 179억원을 대출해줬다.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비슷한 구조의 '개성시대론'을 출시하고 대북사업지원팀까지 만들어 올 1분기 개성공단 진출 업체 4곳에 143억원을 대출해줬다.

현재 승인된 금액만 500억원가량으로 올해 말까지는 34곳에 955억원을 대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양 은행 간 경쟁은 하나은행이 북한과 중국 동북 3성을 아우르는 동북아 금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009년 개성공단 지점을 출점하겠다고 선포하면서 촉발됐다.특히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0월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동안 개성공단 등 대북 경협자금은 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경제협력사업자금대출'을 통해 이뤄져 왔다.

국책은행 중에선 산업은행이 10여개 업체를 상대로 150억원(2월 말 현재)가량의 시설ㆍ운영자금을 대출해주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개성공업지구 투자기업 대출'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적은 좋지 않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