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쳘밥통 물갈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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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 서강대 명예교수.경제학 >
봉하마을로 낙향한 고대광실의 주인공이 입을 닫고 있으니 국민의 귀와 입이 심심하다.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공천과정에 잡음이 많아 새로운 악역들이 등장해 세인의 입방아를 쉬지 않게 한다.
이번에도 뽑힐 선량(選良)이 모두 선량(善良)하길 기대하긴 글렀다.
심부름꾼 되겠다는 철석 같은 다짐이 당선 이후에 지켜질 공산이 적다.얼마 전 국민의 머슴을 질타한 대통령의 질타는 신선했다.
경제가 나빠도 목 잘릴 걱정 없는 철밥통을 차고 앉아 규제의 거미줄을 촘촘하게 얽어 걸려들 먹이를 노리는 민원부서 공무원들을 일상적으로 경험해오는 국민 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항간에 행정고시 폐지론이 꿈틀거리고 있다.국민의 불만이 비등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안 찾기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가 불완전하지만 그것보다 우월한 정치제도가 없고,머슴이 주인 행세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지만 관료조직 없는 국가는 없다.
관료조직은 필요악이다.해답은 관료조직을 축소해 정부비용을 줄이고,민생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완화하는 방향에 있고,정답은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규제 철폐는 좋지만,막상 파고 들면 곧 마(魔)의 벽에 부딪친다.
아예 처음부터 민생 돕기를 외면하거나 적어도 일부 이익집단의 보호 없는 규제는 없다.
다수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규제 철폐의 칼질에 나섬에 있어 공공질서.생활질서.시장질서를 감안하면 오히려 강화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사실의 인식 여부가 개혁의 성패를 결정한다.
필요한 것은 전문의의 노련한 메스이지,건수 올리고 일당 챙기는 일용직의 건물 철거작업이 아니다.
신용카드 대란(大亂)의 원인이 섣부른 규제완화가 아니던가? 오늘날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규제감독의 능력을 벗어난 규제 철폐에 있었다는 반성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길게 보면 30~40년 주기로 선진국 경제가 규제강화와 완화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운동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현행 규제는 지나치다.
낡고 비효율적인 것들을 없애고 줄이되 그 작업에 전문적 안목을 빌려야 한다.
관련분야 종사자들이 전문가일 수밖에 없지만 그들이 국민의 거시적 이해득실에는 색맹이라는데 함정이 있다.
그래서 눈길이 학계인사들에게 쏠리는데 그들의 손에 연구용역의 수갑이 채워져 있기 십상이다.
정권교체기마다 교수들 무리가 환로(宦路)에 오르는 행운을 잡는데,과거 경험상 성공확률이 낮았다.
직업관료 뺨치게 관료 티를 내다 낙마해 관료집단의 벽을 원망하면 일부 언론이 무턱대고 영웅시한다.
직업관료는 누구인가? 그들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성직자인가,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자기네 이익을 챙기는 못된 대리인인가? 현실은 두 가지 극단의 잡탕일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든 그들이 움직여야 국정을 펼 수 있다.
그들이 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한다.
조직의 피라미드 정상에 오르는 승진이 관료의 꿈이다.
꿈을 위해 기꺼이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가 된다.
파우스트가 되고자 몸관리에 철저하다.
실력 있고 야심이 큰 관료는 부정부패의 세균에 면역체질이다.
직업이 체질을 강화한다.
때로는 비리 연루자들이 세인의 눈총을 받지만 결벽증 증후군 보유자들도 관청가에 생존한다.
모든 정부는 초기에 기세를 몰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출범한다.
항해의 순항 여부가 신출내기와 고참의 적절한 배합 비율에 달려 있다.
전문성,업무수행 능력,청렴성 어느 하나에서도 신참쪽이 반드시 우세라고 단언할 수 없다.어느 쪽이든 권력추구형 부나비들이 좌충우돌하며 항해를 어렵게 할 것이다.
무리한 사람 물갈이가 항상 문제의 단초가 된다.
봉하마을로 낙향한 고대광실의 주인공이 입을 닫고 있으니 국민의 귀와 입이 심심하다.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공천과정에 잡음이 많아 새로운 악역들이 등장해 세인의 입방아를 쉬지 않게 한다.
이번에도 뽑힐 선량(選良)이 모두 선량(善良)하길 기대하긴 글렀다.
심부름꾼 되겠다는 철석 같은 다짐이 당선 이후에 지켜질 공산이 적다.얼마 전 국민의 머슴을 질타한 대통령의 질타는 신선했다.
경제가 나빠도 목 잘릴 걱정 없는 철밥통을 차고 앉아 규제의 거미줄을 촘촘하게 얽어 걸려들 먹이를 노리는 민원부서 공무원들을 일상적으로 경험해오는 국민 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항간에 행정고시 폐지론이 꿈틀거리고 있다.국민의 불만이 비등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안 찾기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가 불완전하지만 그것보다 우월한 정치제도가 없고,머슴이 주인 행세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지만 관료조직 없는 국가는 없다.
관료조직은 필요악이다.해답은 관료조직을 축소해 정부비용을 줄이고,민생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완화하는 방향에 있고,정답은 균형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규제 철폐는 좋지만,막상 파고 들면 곧 마(魔)의 벽에 부딪친다.
아예 처음부터 민생 돕기를 외면하거나 적어도 일부 이익집단의 보호 없는 규제는 없다.
다수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규제 철폐의 칼질에 나섬에 있어 공공질서.생활질서.시장질서를 감안하면 오히려 강화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사실의 인식 여부가 개혁의 성패를 결정한다.
필요한 것은 전문의의 노련한 메스이지,건수 올리고 일당 챙기는 일용직의 건물 철거작업이 아니다.
신용카드 대란(大亂)의 원인이 섣부른 규제완화가 아니던가? 오늘날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규제감독의 능력을 벗어난 규제 철폐에 있었다는 반성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 길게 보면 30~40년 주기로 선진국 경제가 규제강화와 완화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 운동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현행 규제는 지나치다.
낡고 비효율적인 것들을 없애고 줄이되 그 작업에 전문적 안목을 빌려야 한다.
관련분야 종사자들이 전문가일 수밖에 없지만 그들이 국민의 거시적 이해득실에는 색맹이라는데 함정이 있다.
그래서 눈길이 학계인사들에게 쏠리는데 그들의 손에 연구용역의 수갑이 채워져 있기 십상이다.
정권교체기마다 교수들 무리가 환로(宦路)에 오르는 행운을 잡는데,과거 경험상 성공확률이 낮았다.
직업관료 뺨치게 관료 티를 내다 낙마해 관료집단의 벽을 원망하면 일부 언론이 무턱대고 영웅시한다.
직업관료는 누구인가? 그들은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성직자인가,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자기네 이익을 챙기는 못된 대리인인가? 현실은 두 가지 극단의 잡탕일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든 그들이 움직여야 국정을 펼 수 있다.
그들이 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구사해야 한다.
조직의 피라미드 정상에 오르는 승진이 관료의 꿈이다.
꿈을 위해 기꺼이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가 된다.
파우스트가 되고자 몸관리에 철저하다.
실력 있고 야심이 큰 관료는 부정부패의 세균에 면역체질이다.
직업이 체질을 강화한다.
때로는 비리 연루자들이 세인의 눈총을 받지만 결벽증 증후군 보유자들도 관청가에 생존한다.
모든 정부는 초기에 기세를 몰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출범한다.
항해의 순항 여부가 신출내기와 고참의 적절한 배합 비율에 달려 있다.
전문성,업무수행 능력,청렴성 어느 하나에서도 신참쪽이 반드시 우세라고 단언할 수 없다.어느 쪽이든 권력추구형 부나비들이 좌충우돌하며 항해를 어렵게 할 것이다.
무리한 사람 물갈이가 항상 문제의 단초가 된다.